브레이너드 NEC위원장도 "임금 상승에도 인플레 완화" 합창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둔화함으로써 이른바 연착륙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옐런 장관은 12일(화)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EO 카운슬 서밋에 참석해 "저에게 연착륙은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고용시장도 강한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의 연설은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동월 대비 3.1%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미 노동부의 발표 직후에 이뤄졌다.

옐런 재무장관

(재밋 옐런 미 재무장관. 자료화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출신인 옐런 장관은 이날 발표된 CPI 지표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그 목표를 위한 마지막 여정이 미국민들에게 고통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민들이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지 않고 있어 물가 상승이 순조롭게 진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미국민들이 물가가 지속해서 상승하는 것을 예상해서 연준이 이를 낮추려고 일자리가 사라질 정도의 높은 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옐런 장관은 그러나 인플레이션 둔화 성과가 연준의 금리인하를 끌어낼 수 있는지를 물은 데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둔화는 연준이 명목 금리를 동결해도 실질금리의 상승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이는 어떤 의미에서 통화 긴축을 유발하는 만큼 연준이 금리 결정을 할 때 고려되는 요소"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이어 미 경제가 견고한데도 미국민들은 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해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도전과제가 되는 것과 관련, 이러한 불만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스트레스와 함께 물가 상승 속도가 둔화했지만 여전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메모에서 임금상승과 인플레이션 완화가 미국 가계에 도움이 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출마에 부담이 되고 있는 미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부의장 출신인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미 경제에 대해 성장은 강하고 인플레이션은 둔화했으며, 실업률은 여전히 낮다고 평가한 뒤 "하지만 많은 미국민이 여전히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 미 가계의 비용을 낮추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으며, 이것이 대통령의 최우선 경제 과제"라고 말했다.

브레이너드 위원장의 이런 언급은 최근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미국민들이 고용 상황을 비롯해 미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나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나왔다.

그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을 뛰어넘고,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거론하며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인플레이션을 둔화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수준보다도 낮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던 공급망 스트레스도 해소된 데다 지난 1년간, 그리고 팬데믹이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앞질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연준이 지난 10월 발표한 소비자재정조사(SCF)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미국 가계의 중간 순자산은 2019년부터 지난해 사이에 37%가 증가한 반면 소득 대비 부채 상환액 중간값은 감소했다고 그는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주 일자리 지표가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