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브라질 등 브릭스 회원국 정상에 서한..."양자 교류는 강화하자"

하비에르 밀레이(53)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신흥국 경제협력 모임인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남아프리카공화국)에 현시점에서는 가입하지 않겠다는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라나시온과 G1 등 아르헨티나·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브릭스 회원국 정상에게 서한을 보내 "현 시점에서 아르헨티나가 브릭스 정회원에 가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제가 며칠간 집권한 현 정부 외교정책 기조는 이전 정부와 여러 면에서 다르다"며 "전 정부에서 내린 일부 결정은 재검토될 것이며, 여기에는 브릭스 가입 실무위(해체)가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64) 아르헨티나 전 정부는 극심한 경제난 타개를 위한 방편으로, 조직화한 경제블록의 적극적인 가입과 중국·브라질 등 정치 이념적으로 가까운 정부와의 교류 활성화 등을 추진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한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으로 취임한 밀레이 )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이를 위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공동 건설 추진을 위한 협력 계획에 서명하는 한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8) 브라질 대통령에게 브릭스 가입을 위한 가교 구실을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현지 일간지인 라나시온은 전했다.

이를 통해 아르헨티나는 외연 확장에 나선 브릭스로부터 지난 8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에티오피아와 함께 남미 국가 중엔 유일하게 가입 승인을 받았다. 가입 시점은 내년 1월로 예정돼 있었다.

밀레이 정부의 브릭스 미가입 방침은 어느 정도 예견된 바 있다.

정부 출범 전인 지난 달 30일 디아나 몬디노(65) 외교부 장관 당시 내정자는 "아르헨티나는 브릭스 블록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선 후보 시절 "공산주의와는 절연하겠다"며, 중국·러시아 등 자신의 정치적 이념과 다른 정부를 향해 극단적 거부감을 드러냈던 밀레이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이었다고 현지 일간지 클라린은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다만, 취임 직전 중국·브라질 등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며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이번 서한에서도 그는 개별 양자 교류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면서 "(브릭스 미가입으로 인한) 편견 없이 양자 관계 강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의지를 강조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유엔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브릭스는 현재 5개 회원국만으로도 이미 전 세계 인구의 42%, 영토의 26%, 국내총생산(GDP)의 23%, 교역량의 18%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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