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요구사항 유예 요청할듯...'계약해지' 공무원들 거리시위

아르헨티나 정부가 만성적인 경제난 극복을 위해 각종 개혁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으로 재정 확보를 위해 440억 달러(57조원 상당) 규모 구제금융을 지원한 국제통화기금(IMF)과 상환 요건 조정 등의 협의에 나선다.

마누엘 아도르니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2일(화) 유튜브 공식 계정을 통해 생중계한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부는 목요일(4일)에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찾는 IMF 대표단을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관 상환 관련) IMF와 진행한 그간의 협상을 재검토하고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다보스 포럼 참석 의향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도르니 대변인은 구체적인 협의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현지에서는 밀레이 정부가 IMF에서 요구한 재무적 준수 사항 적용을 일시적으로 유예하는 '웨이버' 요청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한 밀레이

(취임한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연합뉴스)

로이터통신도 소식통을 인용, 알베르토 페르난데스(64) 전 정권 당시 IMF에서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사안이 주요 안건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아르헨티나와 IMF간) 합의가 임박했으며, 이번 달에 (아르헨티나가) 관련 승인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IMF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정량적 성과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이를 일정 기간 문제 삼지 않는 예외적 상황을 허용하고 있다.

밀레이 정부는 심각한 재정 적자, 연평균 세자릿수 물가 상승률, 외화 보유액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보조금 감축을 비롯한 일련의 강도 높은 개혁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IMF는 "대담한 조처"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아도르니 대변인은 "이번 협의는 전 정부에서 IMF와의 합의 사항을 준수하지 않아 사실상 무너진 부분을 바로 잡으려는 것"이라며 "아르헨티나는, 특히 경제 문제에 있어서 극도로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밀레이 정부의 개혁조치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새해 시작 전 계약 해지 통보를 받게 된 아르헨티나 전직 공무원들은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거리 시위를 벌였다.

밀레이 정부는 공공부문 개혁 정책의 하나로, 지난해 1월 1일 자로 채용해 12월 31일 계약이 종료되는 공공 부문 계약직 공무원에 대한 계약 연장을 하지 않았다.

일부 전직 공무원들은 이날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을 강행하다가 방호 인력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고 일간지 라나시온은 보도했다.

밀레이 대통령 취임 이후 몇 차례 집회와 거리 행진을 조직한 전국 단위 노조 단체는 "정부 정책이 기업이나 부자가 아닌 평범한 노동자 옥죄기에만 맞춰 있다"며 오는 24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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