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뉴햄프셔 경선 앞두고 아이오와서 저조한 성적...도심서도 트럼프에 밀려
미국 공화당의 초반 경선 지역에서 상승세를 보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15일(월)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3위를 기록하면서 승부처로 삼고 있는 내주 뉴햄프셔주 경선에서 어려운 싸움을 하게 됐다.
압승을 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30% 포인트 이상 뒤지는 것은 물론 최근 침체를 겪으면서 '조기 사퇴설'까지 나왔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의 2위 경쟁에서도 패배하면서다.
애초 코커스 직전에 나온 NBC 여론조사(13일)에서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48%)에 이어 20%로 디샌티스 주지사(16%)를 따돌리면서 2위 안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헤일리 전 대사는 디모인, 아이오와시티 등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도심 지역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지면서 당원들만 한 표를 행사하는 코커스에서 보수 성향이 강한 '당심'(黨心)의 높은 벽을 실감하게 됐다.
아이오와주에서 나름 선전했지만 그래도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둔 것은 헤일리 전 대사로서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23일)를 앞두고 뼈아픈 대목이다.
그는 아이오와에서의 선전을 발판으로 강세지역인 뉴햄프셔에서 승리하고,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2월24일)를 거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1 대 1' 구도를 만든다는 전략이었으나 첫 걸음부터 스텝이 꼬이게 됐다.
다만 공화당 당원만 참여하는 아이오와주 코커스와 달리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는 일반 유권자도 참여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아이오와주와 별개로 뉴햄프셔주에서는 여전히 선전할 가능성도 있다.
헤일리 전 대사가 중도 보수 및 무당층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다.
여론조사 종합 분석 사이트인 270투윈의 분석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뉴햄프셔주에서 평균 30%의 지지를 받으면서 42.2%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격하고 있다. 나아가 헤일리 전 대사가 오차범위 내까지 격차를 좁혔다는 조사도 일부 나온 상태다.
더욱이 반(反)트럼프 기치를 내걸고 경선에 뛰어들었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사퇴한 것도 뉴햄프셔주에서 헤일리 전 대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사퇴 전 진행된 여론조사 때 뉴햄프셔에서 10% 초반의 지지를 받았으며 지지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헤일리 전 대사를 '두 번째 선택'으로 꼽았다.
만약 헤일리 전 대사가 반(反)트럼프 표심을 모아서 뉴햄프셔에서 승리할 경우 다시 추격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헤일리 전 대사는 경선 결과 발표 뒤 지지자들에게 자신이 한 자릿수 지지율로 시작해 3위가 됐다고 언급한 뒤 "우리가 뉴햄프셔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보면, 오늘 아이오와가 공화당 경선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자신 간) 2인 대결로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재도약을 다짐했다.
다만 뉴햄프셔주에 이은 경선 지역인 네바다는 물론 헤일리 전 대사의 고향이자 주지사를 지낸 사우스캐롤라이나(프라이머리·2월 24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 우위를 보인다는 점은 그가 넘어야 할 또다른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뉴햄프셔에서 승리해도 향후 경선은 헤일리 전 대사에게 쉽지 않은 싸움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헤일리 캠프는 뉴햄프셔 및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하지만 거의 (오르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가파른 오르막길을 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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