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 지키던 군사강국 핀란드 이어 스웨덴 합류
'나토동진 저지' 외치다 전략요충 발트해서 봉쇄당해
서방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외연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군사적 중립을 표방해온 핀란드가 지난해 4월 31번째 나토 회원국이 된 데 이어 '200년 중립국' 스웨덴도 26일(현지시간) 나토 가입에 필요한 30개 회원국의 동의를 모두 확보했다.
'나토 동진 저지'를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서는 나토 확대라는 정반대의 결과를 맞게 된 셈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지난해 핀란드에 이어 곧 스웨덴으로 나토가 확대되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 계산하지 못했던 우크라이나 침공의 결과"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더 이상 영구적 평화를 꿈꾸지 않는, 확대되고 동기 부여된 나토와 마주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군사 전략적으로 스웨덴의 나토 합류로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맞닿은 전략적 요충 발트해를 나토 동맹국이 사실상 포위하는 형세가 됐다.
러시아의 핵심 군사기지인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도 발트해 연안에 있다.
1814년 마지막으로 전쟁을 치른 이후 200년 넘도록 비동맹 중립 노선을 견지해온 스웨덴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불안이 커지자 3개월 뒤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나토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도 나토 회원국들엔 불안 요소다. 나토 회원국들이 앞다퉈 자체 방어력 증강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스웨덴 국방연구소 책임자인 로버트 달쇼는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토 동맹 방어에 대한 미국의 약속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면 "푸틴이 나토의 결의를 시험하도록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고 NYT에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유럽의 대표적 군사 강국인 스웨덴의 나토 합류는 나토 방어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NYT에 따르면 첨단 방위산업을 보유한 스웨덴은 발트해의 험난한 환경에서 작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잠수함과 코르벳함(호위함), 전투기 등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NYT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합류로 "발트해에서 러시아 해군을 봉쇄하고 북극권을 감시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발트해 동맹국들에 대한 파병을 증강하는 것도 한층 쉬워질 전망이다.
나토는 향후 스웨덴 동남부에 있는 고틀란드섬을 중심으로 대러 방어선을 재구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웨덴 국방연구소의 달쇼는 "스웨덴(나토 가입)은 위기나 전쟁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면서 고틀란드섬 등 스웨덴의 지리적 특성을 감안할 때 발트해 입구 통제 등 나토의 방어와 억지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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