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블링컨 만나 "라파 진입"...블링컨 "이스라엘 더 고립"

가자지구 전쟁으로 간극이 멀어지고 있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라파에 대한 지상작전을 놓고 불화가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2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지상작전을 개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자국을 방문한 블링컨 장관과 면담한 후 성명을 통해 "라파에 진입해 그곳에 남은 (하마스) 부대들을 제거하지 않고는 하마스를 물리칠 방법이 없다고 그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토니블링컨 국무장관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라파공격 만류했으나 실패

(토니블링컨 국무장관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라파공격 만류했으나 실패. 연합뉴스)

이어 "미국의 지지 속에 이를 수행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필요하다면 스스로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을 향해 "하마스와 전쟁에서 5개월 넘게 함께 싸운 것에 감사하다"며 "전쟁 지역에서 민간인을 대피시켜야 할 필요성과 인도주의적 요구를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별도 회견에서 "라파에서 대규모 지상작전을 편다면 더 많은 민간인이 죽게 되고 인도주의적 지원에 더 큰 혼란이 벌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라파 작전으로 이스라엘이 세계에서 더욱 고립되고 이스라엘의 장기적 안보와 지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내주 이스라엘 관리들과 라파와 관련해 추가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번 순방을 통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에 집중하고 있으며 인질 교환 관련해 진전을 보는 등 간극을 좁히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라파 작전을 결심하자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6번째로 중동을 찾았다.

전날 이집트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도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과 관련해 "라파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하는 것은 실수일 수 있으며 우리는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경고했다.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는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시작된 전쟁 이래 피란민 140만명 이상 몰려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군이 라파에 대한 군사작전을 강행하면 재앙적인 인명피해가 날 수 있다고 국제사회는 우려한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까지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3만2천70명, 부상자는 7만4천29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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