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수출 33%↑...브라질·인도·영국·필리핀 등에 급증미국, 관세 3배로 인상 등 각국 반발
중국이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남아도는 철강을 헐값에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각국은 밀려드는 중국산 철강에 자국 산업이 피해를 보자 관세를 인상하거나 반덤핑법 위반으로 조사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9일(금)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작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간 중국의 철강 수출 규모는 9천500만t으로 전년동기대비 33% 증가했다.
절대 물량이 지난 2022년 미국 전체의 철강 소비량보다 많다.
중국은 위축된 소비와 부동산 경기침체로 경제성장이 부진해지자 제조업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철강 소비가 많은 건설경기가 매우 안 좋은 상황에서 철강생산이 늘자 물량이 남아돌기 시작했고, 결국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적극 수출에 나선 것이다.
중국 철강이 각국에 쏟아져 들어오면서 세계는 새로운 '차이나 쇼크'가 글로벌 무역을 휩쓸 것이라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 중국산 값싼 상품이 각국에 밀려들면서 소비자들은 이를 즐겼지만 새로운 경쟁에 노출된 해당국 산업은 큰 타격을 받았다.
최근 이런 우려가 심해지자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7일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3배 이상으로 올려 25%로 할 것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현재 관세율은 7.5%다.
트럼프 대통령 당시에도 중국산 철강에 대해 이처럼 높은 관세가 부과됐고 그 영향으로 중국의 대미 철강 수출이 감소했다.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에 120만t의 철강을 미국에 수출했지만 작년 물량은 81만5천t에 그친다.
대신에 중국산 철강은 브라질, 베트남, 인도, 영국, 필리핀, 터키 등으로 수출됐다.
중국의 최근 1년간 인도에 대한 철강 수출은 약 300만t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베트남에 대한 수출도 78% 증가해 1천만t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에 대한 수출은 55%, 튀르키예는 58%, 멕시코에 대한 수출은 14% 각각 늘었다.
이들 나라는 대부분 중국산 철강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진행 중이다.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를 받은 국가들은 중국 정부가 자국 제조업체에 부당하게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세계 시장에 물량을 과도하게 수출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경쟁력 없는 서방 기업들의 연막작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중국 당국은 18일 미국에 대해서도 무역 장벽을 높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관세인상은 보호주의의 전형이라면서 "미국이 자신의 문제를 직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9년 전에도 철강 수출을 급격히 늘린 바 있다. 2015년 철강 수출량은 1억1천200만t으로, 2005년 수출량의 5.5 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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