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생산능력 3배·반도체 점유율 10→14%...법 없다면 10→8%로 감소"
"칩 설계까지 인센티브 확대하고 STEM 분야 숙련된 노동력 개발 필요"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와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이 8일(현지시간) 발표한 '반도체 공급망의 새로운 회복 탄력성'보고서는 미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10년 후 반도체 공급망 회복의 효과를 담고 있다.

미 정부는 공급망 구축을 위해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짓는 기업들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390억 달러)과 연구개발(R&D) 지원금(132억 달러) 등 모두 527억 달러(75조5천억원)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에 앞다퉈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반도체 동맹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보이고 있다. 자료화면)

이에 상응해 인텔은 85억달러, 대만 TSMC 66억달러, 삼성전자 64억달러, 마이크론 61억달러 등의 보조금을 지원받기로 약정을 체결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투자를 통해 2032년 미국의 반도체 생산능력(캐파)은 2022년 대비 3배 수준(203% 증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내 공장과 설비 시설을 구축함으로써 '반도체 기술 원조국'인 미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이 대폭 확대된다는 것이다.

2012년 이후 10년간 미국의 반도체 캐파 증가율이 11%에 그쳤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후 10년간 증가율이 이전의 20배 가까이 되는 셈이다.

2022년 기준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생산 비중은 10%로, 유럽(8%)보다는 높지만, 중국(2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대만(18%)과 한국(17%), 일본(17%)에도 크게 뒤졌다.

그러나 보고서 전망대로라면 2032년에는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반도체 생산 점유율은 14%로 중국(21%), 대만(17%), 한국(19%)과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것은 물론일본(15%)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반도체 지원법이 없었다면 2032년 미국의 생산 점유율은 2022년 10%에서 8%로 오히려 떨어졌을 것이라는 게 보고서의 추정이다.

무엇보다 10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의 생산 점유율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10나노미터 이하를 첨단 공정으로 정의하면서 2022년 미국의 생산 점유율이 0%였으나 10년 뒤인 2032년에는 28%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32년 미국의 이 부문 생산 점유율은 대만(4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9%)은 물론, 유럽(6%), 일본(5%)을 크게 능가하게 된다.

그만큼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기업들이 10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이하의 첨단공정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이 강화될 수 있다며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생산 점유율을 높이고 첨단 로직, 설계, 장비 등의 분야에서 리더십을 강화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보고서는 여전히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취약점이 있다면서 이를 위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우선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인센티브 기간을 연장해 반도체 공급망을 더욱 강화하고, 칩 설계에까지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우수한 인력 확보를 위해 공학·과학·수학·컴퓨터 등 이른바 STEM 분야의 숙련된 노동력을 개발하고, 세계 최고의 기술자와 과학자들을 더 많이 보유하고 유치하기 위한정책들을 채택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보고서는 "이런 정책은 공급망 복원력을 위한 국제적 파트너들과 함께 보완될 필요가 있다"면서 "올바른 정책은 미국의 반도체 생태계 구축과 그에 따른 경제 성장, 국가 안보 강화, 기술 리더십 고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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