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6% ↓·페소 3.8% ↓..."국가의 경제 통제 강화 가능성"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멕시코 대선에서 좌파 집권당이 대선은 물론 총선에서도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3일 멕시코 증시가 폭락하고 현지 화폐인 페소의 가치가 급락했다.

이날 멕시코 증시는 6% 이상 하락하고 페소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약세로 거래를 마쳤다고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집권당이 대선에서 예상대로 여유 있게 승리했을 뿐 아니라 의회에서도 예상외로 압도적 승리를 거둬, 시장에서는 경제에 대한 국가 통제가 강화되고 권력에 대한 견제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된 셰인바움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된 세인바움. 연합뉴스 )

아직 최종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집권당은 상·하원에서 개헌선인 전체 의석의 3분의 2 획득에 근접한 결과를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LSEG 데이터에 따르면 멕시코 페소는 이런 선거 결과에 이날 3.8% 하락해 1달러당 17.671페소로 거래를 마감했다. 페소화 가치는 종가로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다.

장중에는 4.29%까지 하락해 1달러당 17.754페소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의 하락으로 페소는 올해 초 이후 4% 이상 약세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달러 강세에 맞선 몇 안 되는 신흥국 통화라는 평가도 무색해졌다.

멕시코의 주식시장 관련 지수도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멕시코의 벤치마크 주식시장 지수는 이날 6.1% 하락했다.

달러로 책정된 MSCI 지수는 8.8%나 떨어졌고, 멕시코 주식을 추적하는 미국 뉴욕증시 상장 펀드인 아이셰어즈 MSCI 멕시코 ETF(상장지수펀드)는 10.7% 폭락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신흥시장 국가전략 책임자인 고디언 케멘은 "(집권당이) 의회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다면 멕시코에 중대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시장이에너지 정책, 재정 관련 입장, 그리고 통화 정책에 대해 우려하는 것을 볼 수 있다"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라틴아메리카 경제리서치 책임자 알베르토 라모스는 보고서에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과제는 시장 심리를 개선하는 동시에 예측 가능하고 투자 친화적인 정책 및 규제 체계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선거 전에는 재정에 부담이 되는 복지 정책 확대를 약속했지만, 당선 확정 뒤 수락 연설에서는 화해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고 JP모건은 전했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셰인바움 행정부는 중앙은행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경제와 정치권력 간 분리를 유지하며, 합법성을 준수하고 재정과 관련해 일관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시장을 진정시키려 했다"라고 적었다.

앞서 모건스탠리도 셰인바움이 전력 부문에 대한 민간 투자에 더 개방적일 가능성이 있고, 니어쇼어링 추세에 따라 멕시코로 더 많은 공장을 유치하려는 조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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