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잠시 해소된 상황을 두고 경기침체 전조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미국 채권시장에선 4일(현지시간) 2년 만기 국채 금리가 하락하며 장중 짧게나마 10년 만기 금리보다 낮아졌다.

이후에도 2년·10년 만기 국채의 금리는 거의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통상 만기가 긴 채권의 금리가 더 높은데 미 국채 시장에서는 2022년 7월 이래로 2년물이 10년물에 비해 금리가 높은 역전 현상이 이어졌다.

뉴욕 증권거래소 NYSE

(뉴욕 증권거래소. 자료화면 )

블룸버그통신은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이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5일 설명했다.

BTG 팩추얼 자산운용 US LLC의 파트너인 존 파스는 "연준은 더 빠르게 움직이고 금리를 0.5%포인트를 내려야 할 것"이라며 "그렇다면 장단기 금리 역전은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2022년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펼치면서 시작됐다.

작년 3월엔 2년물 금리가 10년물에 비해 1.11%포인트 높았는데, 이는 1980년대 초 이후 최대 폭 역전이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역사적으로 경기침체 지표로 여겨졌지만, 항상 정확하진 않았다.

FT는 이제 이 역전 해소 현상이 경기침체를 알린다는 견해가 있다고 전했다.

미 지역 은행 등에 자문하는 더 베이커 그룹의 라이언 헤이허스트 대표는 "장단기 금리차가 플러스로 돌아서면(역전이 해소되면) 경기침체가 나타난다고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 전략가 짐 리드도 "경기침체는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풀리면서 시작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 4차례 경기침체는 모두 금리차가 플러스가 된 후에 시작됐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수십년간 전문가들이 장단기 금리차의 예측력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장기간 지속되던 장단기 금리 역전이 해소되는 시점은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작할 때였고, 연준은 경제 문제를 풀기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금리차가 정상화할 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곤 했다는 것이다.

BCA 리서치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피터 베레진은 FT 기고문에서 경기침체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베레진은 일자리 공석률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노동 시장 상황이 악화하고 있고 이는 소비 지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개인 저축률이 7월에 2.9%로 2019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주택시장은 새로운 스트레스 징후를 보이고 있고, 주택건설이 계속 약화하면 이 부문에서 해고 물결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무실 공실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업용 부동산은 위기이고 제조업 활동은 다시 둔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준이 경기침체를 막을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2001년과 2007년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고 불과 몇 달 만에 불황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는 경기침체 시나리오에서 S&P500 지수가 3,800으로 약 3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10년 물 국채 금리는 내년에 3%로 떨어져서 투자 성과가 더 좋을 것이라고 봤다.

반면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라일리는 "금리차 정상화는 새로 경각심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기보다는 투자자들 우려로 인한 증상"이라고 말했다.

바클리의 글로벌 리서치 의장인 아자이 라자드히야크샤는 "금리 인하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하고 단기 금리가 하락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 연구원들은 장단기 금리차를 보고 경기침체 가능성을 추론하는 것은 거울 속의 자신을 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지난달 초에도 잠깐 해소된 적이 있다.

7월 고용 지표 발표 후에 경기침체 공포가 커지고 큰 폭의 금리인하 기대가 커졌을 때라고 FT가 설명했다. 이후에 긍정적 경기지표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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