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명 가까운 희생자 일일이 호명하며 추모...정치인 연설은 없어
해리스-트럼프, 악수로 인사...경합주 펜실베이니아 테러장소도 각각 방문 예정
미국 역사상 최악의 참사인 9·11 테러 23주년 추모식이 11일(수) 뉴욕 맨해튼을 비롯해 펜실베이니아와 워싱턴DC 인근의 펜타곤(미 국방부) 등 테러 현장에서 잇따라 열렸다.
이날 추모 행사에는 전날 밤 첫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난타전을 벌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뉴욕 추모식은 항공기 충돌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WTC)가 있던 그라운드 제로에서 이날 오전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추모식은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든 의장대 입장과 국가 연주로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이어 WTC 북쪽 건물에 여객기가 충돌한 첫 테러 발생 시간인 오전8시 46분에 맞춰 종소리와 함께 묵념했다.
이후 유족과 동료들이 무대에 설치된 2개의 연단에 2명씩 연달아 올라 3천명에 가까운 희생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유족들은 자기 가족의 이름을 부른 뒤에는 희생자와의 추억과 고인의 생전에 못다 한 얘기를 전해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희생자 호명은 진행 도중 나머지 3차례의 테러 발생 시간과 WTC 건물 붕괴 시간에 맞춰 잠시 중단됐고, 참석자들은 종소리와 함께 재차 묵념했다.
추모식 참석자들은 모두 가슴에 하늘색 추모 리본을 달았다. 유족들은 희생자 이름이 새겨진 명판에 꽃을 꽂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뉴욕 추모식에서는 대선 후보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의 부통령 후보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과 함께 먼저 도착했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불과 몇 시간 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TV 토론에서 얼굴을 맞댄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악수로 인사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악수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사이에 두고 자리를 잡았다.
추모식에서 이들 정치인의 연설은 없었다. 앞서 국립 9·11 추모박물관은 2012년 희생자 호명식 외에 정치인의 연설을 제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들은 대신 9·11을 절대 잊지 않고 테러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끌던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 알카에다가 23년전인 2001년 이날 저지른 9·11 테러는 미국 건국 이후 최악의 비극으로 기록됐다.
당시 알카에다 테러범 19명은 4대의 민간 항공기를 납치했다. 오전 8시46분 WTC 북쪽 건물을 시작으로 곧이어 남쪽 건물에 항공기가 충돌했다. 항공기 충돌·추락은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의 미 국방부(펜타곤),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뉴욕에서만 2천753명이 사망했고, 펜타곤 건물 충돌로 184명이 숨지는 등 총 2천977명이 희생됐다.
이날 추모식은 그라운드제로뿐 아니라 펜타곤, 섕크스빌에서도 열렸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섕크스빌도 각각 방문한다.
섕크스빌이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는 이번 대선의 최대 경합주로 꼽혀 두 후보에겐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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