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이 11일(수)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폴란드에서 출발한 기차 편으로 이날 오전 수도 키이우에 도착한 양국 외교수장은 방문 기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무기 사용 제한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국에 러시아 내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해 장거리 무기 사용 승인을 요청해왔다. 특히 최근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탄도미사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을 더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서방과 러시아 간 직접적인 무력 충돌을 유발할 가능성을 우려해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후방 목표물을 노리는 것에는 반대해 왔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한 제약을 유지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우리는 지금 당장 그 문제를 다루고 있다"(working that out)고 답했다.
블링컨 장관도 전날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을 배제하느냐는 질문에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런던에서 래미 장관과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이란이 긴장 수위를 급격히 높였다고 비판하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필요한 것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기 사용 제한을 풀어달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을 미국이 살펴보고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블링컨 장관과 래미 장관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오는 13일 바이든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워싱턴 회담에 앞서 이뤄졌다. 블링컨 장관의 키이우 방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번이 다섯 번째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을 허용하면 미국과 동맹국을 전쟁 당사국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 등을 겨냥한 러시아의 공습은 최근 몇 주 동안 야간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더욱 심해졌다고 AP와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이날 텔레그램 성명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군이 4개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우크라이나 공군은 간밤 6개 지역에서 러시아 드론 25기 가운데 20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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