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발생한 미국 역사상 가장 비용이 많이 든 산불로 인해, 보험이 부족한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연방정부 프로그램, 자선 단체 지원, 그리고 자신의 저축에 의존해 삶을 재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토) 보도했다.
보험 시장의 축소와 주민 부담
태평양 팰리세이즈(Pacific Palisades) 등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해안 지역을 휩쓴 이번 화재는 5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초래했다. 복구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일부 주민들은 자신의 주택 부지만 매각하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
보험 업계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인한 손실 중 약 200억 달러는 보험으로 충당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보험정보연구소와 뮌헨재보험(Munich Re)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주택 소유자의 12%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으며, 이동식 주택 공원처럼 보험이 일반적이지 않은 지역에서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캘리포니아의 최후 대안 보험인 FAIR 플랜은 주택 피해 보상 한도를 300만 달러로 설정하고 있지만, 태평양 팰리세이즈 지역의 평균 주택 가격은 340만 달러로 이를 초과한다.
연방 정부의 역할과 FEMA 지원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재난 발생 후 임시 주거 및 기타 필요물품 지원을 담당한다. FEMA는 주거 지원으로 1인당 최대 43,600달러를 제공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복구 비용에는 미치지 못한다. **"FEMA 지원금을 전부 받더라도 집을 재건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텍사스 비영리단체 애플시드의 매디슨 슬론 이사는 지적했다.
FEMA 지원은 온라인(https://www.disasterassistance.gov/) 또는 전화(1-800-621-3362)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적십자사(https://www.redcross.org/)도 대피소와 물품 지원을 제공 중이다.
의회의 추가 지원 가능성
긴급 지원 외에 추가 재건 자금은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미국 정부의 지역사회 개발 블록 보조금 프로그램(CDBG)은 주택 복구를 위해 자금을 지원할 수 있지만, 이 과정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예를 들어, 2012년 슈퍼스톰 샌디 이후 자금 할당에는 약 3개월이 걸렸고, 2023년 하와이 마우이 화재로 피해를 입은 라하이나(Lahaina) 복구 자금은 1년 반이 소요되었다.
보험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
보험이 손실을 전부 보장하지 못할 경우, 주택 소유자는 나머지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
2021년 콜로라도 마샬 화재 이후 연구에 따르면, 주택 소유자의 36%는 보험이 주택 대체 비용의 75%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비슷한 사례로, 켄터키와 테네시 등에서 발생한 토네이도 피해 당시 일부 주택 소유자들은 높은 공제액으로 인해 보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태평양 팰리세이즈와 같은 부유 지역에서는 최근 몇 년간 주택 가격이 두 배 이상 상승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토지를 매각하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 2012년 샌디로 피해를 입은 뉴저지 해안가에서는 많은 주민들이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토지를 부유층에 매각했으며, 이로 인해 지역 사회의 성격이 크게 바뀌었다.
이번 산불로 인해 캘리포니아의 보험 문제와 재건 지원 체계의 한계가 드러났으며, 향후 복구와 지역 사회의 변화에 대한 논의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