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 부문 대대적 정비: 숙청과 보수 개혁으로 '공산당 충성' 강화

시진핑 주석의 지도 아래 중국이 서구식 금융 모델을 벤치마킹하던 기존 방식을 뒤로하고, 공산당의 통제와 충성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금융 인재 세대를 육성하고 있다. 이는 과거 서구 경험이 풍부한 금융 전문가들을 숙청하거나 배제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금융 부문의 숙청과 변화

WSJ에 따르면,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의 금융 부문은 서구의 금융 관행을 배우며 발전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는 과거 금융 산업을 주도했던 주요 인물들을 숙청하거나 변방으로 밀어내며, 공산당에 충성하는 새로운 인재들을 발탁하고 있다.

중국은행

(중국은행. 자료화면 )

숙청된 인사들 중에는 도이치뱅크의 전 고위 임원, 중국 자산관리 회사의 최장기 회장, 1990~2000년대 중국 금융 산업을 선도했던 은행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는 이러한 숙청과 함께 금융 부문의 친시장 성향을 약화시키고, 시진핑 주석의 통제 하에 금융 정책을 중앙집권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은행 임원들의 고액 연봉을 제한하고, 정치 학습 세션을 강화하며, 금융 결정권을 당의 지시에 따라 조정하고 있다.

정책 변화의 영향

중국 금융 부문의 이러한 변화는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1. 숙련된 국제 금융 인재의 손실
    중국은 복잡한 금융 리스크를 관리할 숙련된 국제 경험을 가진 인재들을 잃고 있다. 이는 지방 정부 부채 문제나 부동산 시장 부실 대출 등 주요 경제 과제를 해결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 시장 개혁 정신 약화
    과거 서구 금융 모델을 배워 온 금융 전문가들이 배제되면서,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금융 관행이 줄어들고, 보다 보수적이고 당의 지시에 충실한 접근법이 강조되고 있다.
  3. 당의 통제 강화
    공산당은 금융 부문을 국가의 경제 개발을 위한 수단으로 간주하며, 금융 기관들이 자본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공산당의 '중국몽' 실현을 지원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

  • 판이페이 사례
    콜롬비아대학 출신의 판이페이 전 인민은행 부총재는 2022년 당의 조사를 받으며 경력을 마감했다. 그는 뇌물 수수, 미신 활동 등으로 기소되어 실질적인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 장훙리 사례
    도이치뱅크와 골드만삭스에서 경력을 쌓은 장훙리는 과거 중국 금융 업계의 핵심 인물로 평가받았으나, 2023년 공산당의 조사를 받았으며, 결국 당적과 공직에서 추방되었다.

변화된 인재 발탁 기준

과거 서구 교육과 경험이 풍부한 금융 인재들이 중국 금융 산업의 중심에 있었던 반면, 현재는 당에 충성하는 인물들이 우선적으로 발탁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주요 증권사인 CICC의 새로운 회장은 오직 중국 내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로, 국제 경험이 전무하다.

시진핑의 "공동부유" 캠페인과 금융 개혁

시 주석의 '공동부유' 캠페인은 금융 부문의 과도한 부를 재분배하고, 지나친 자본주의적 성향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임원 보수 제한: 주요 국영 은행 임원의 연봉은 약 42만 5천 달러로 제한되었다.
  • 과거 임금 환수: 일부 금융 임원들은 과거 과도하게 받은 급여를 반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 정치 학습 강화: 금융 업계 종사자들에게 시진핑 사상과 당의 정책을 학습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중국 금융 부문의 대대적인 변화는 국제 경험과 시장 개혁 정신을 축소시키는 동시에, 공산당의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당의 통제력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금융 산업의 창의성과 국제 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 캠페인이 중국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은 앞으로도 주목할 만한 과제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