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에 대응해 미국 수출품에 맞불 조치... 공화당 거점 지역을 정조준
캐나다와 멕시코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대응해 보복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이웃 국가들 간의 무역 전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며, 이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경제 통합을 뒤흔들 위험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일)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이 모든 수입품에 25%의 관세, 에너지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두 나라는 전체 수출의 80%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번 조치는 캐나다와 멕시코 경제를 경기 침체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또한 캐나다 달러와 멕시코 페소의 약세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달러 대비 경쟁력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하지만 캐나다와 멕시코는 단순히 피해를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도 타격을 입도록 전략적인 보복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두 나라의 보복 조치는 공화당 강세 지역의 특정 산업을 겨냥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미국 정치권 내에서 강한 반발을 유도하려는 전략이다.
캐나다, 1차 보복 관세 발표... 1050억 달러 상당 미국 제품에 25% 부과
캐나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토요일 늦은 밤 발표를 통해 미국 제품 1050억 달러어치에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원한 것은 아니지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자동차·제조업 일자리까지 위태롭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차 보복 조치(화요일 시행 예정, 200억 달러 규모)
- 미국산 주류(위스키 등), 커피, 의류, 신발, 가구, 가전제품 등 포함
- 공화당 강세 지역 제품 집중 타격
- 켄터키산 위스키
- 플로리다산 오렌지
- 사우스캐롤라이나산 가전제품
- 펜실베이니아산 오토바이 (해당 지역에는 Harley-Davidson 공장이 있음)
2차 보복 조치(3주 후 시행, 850억 달러 규모)
- 자동차 및 트럭, 농산물, 철강·알루미늄, 항공우주 제품 포함
- 기업들이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유예 기간 부여
캐나다의 두 주요 주(온타리오, 브리티시컬럼비아)도 미국산 와인·위스키·탄산주 판매 금지 조치를 준비 중이다. 온타리오는 매년 미국산 주류를 7억 달러어치 수입하는 주요 시장이다.
멕시코, "플랜 멕시코"와 맞물린 보복 조치 준비
트뤼도 총리는 멕시코 클라우디아 쉐인바움 대통령과 협의하여 공동 대응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멕시코의 대응 전략
- 공화당 주요 지역 제품에 맞춤형 보복 관세 부과
- 월요일 공식 발표 예정
- "플랜 멕시코" 수입 대체 정책 가속화
- 미국 제품 의존도를 줄이고, 멕시코 자체 산업 활성화 추진
- 미국산 농산물·전자제품·가전·맥주·의료장비에 추가 조치 검토
- 미국 수출품 대상 '회전식 보복 관세'(Carousel Retaliation) 시행 가능성
- 보복 관세 대상 품목을 주기적으로 변경해 미국 수출업체의 불확실성 증가
- 미국 농업·공화당 지지층에 경제적·정치적 타격 유발
캐나다·멕시코, 미국 에너지 시장 타격은 보류
캐나다는 미국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석유·가스 수출세' 부과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 캐나다 최대 산유지 앨버타주가 미국 석유 수출 제한에 반대하며 강한 로비를 펼쳤기 때문.
- 트뤼도 정부는 캐나다 내 통합된 대응 전략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발표.
그러나 미국은 캐나다와 멕시코가 보복 관세를 시행하면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은 이번 관세 조치는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의 펜타닐 밀수 및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쉐인바움 대통령은 강하게 반발하며 **"멕시코가 미국의 펜타닐 문제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허위"**라고 반박했다.
경제적 충격: 캐나다·멕시코 GDP 최대 3% 하락 예상
캐나다와 멕시코 경제는 미국과의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관세로 인해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 캐나다 GDP 최대 3% 감소 가능성 (런던 소재 Capital Economics 분석)
- 멕시코 GDP 2% 감소 가능성
- 미국 경제도 타격 예상
- 물가 상승: 연간 0.54% 인플레이션 추가 상승 예상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분석)
- 자동차 및 제조업 타격: 자동차 부품의 42%는 멕시코에서, 13%는 캐나다에서 수입
- 공화당 거점 지역 경제에 직접적 영향 (특히 미시간·오하이오·인디애나·테네시 주)
캐나다 자동차부품 제조협회 플라비오 볼페 회장은 **"트럼프의 관세는 결국 미국 자동차 산업을 정면으로 가격할 것"**이라며 **"캐나다·멕시코산 부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자동차 생산 원가 상승은 불가피하며, 18~24개월 내 대체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결론: 북미 자유무역 붕괴 위기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과의 자유무역과 경제 통합을 중심으로 경제를 발전시켜 왔다.
- 2023년 기준, 멕시코는 미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 캐나다는 두 번째
- 미국은 멕시코와 1,520억 달러, 캐나다와 640억 달러의 무역 적자 기록
트럼프의 관세 조치는 북미 경제 통합을 흔드는 행보로 평가되며,
-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및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체제의 근본을 뒤흔들 위험이 있다.
미국 정치권 내에서도 트럼프의 강경 무역 정책이 미국 경제에 되려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보복 조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미국의 최대 피해는 자국 산업과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