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부분 국가에 대한 일부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하면서, 미국 증시가 9일(수) 급등세를 보였다.

확산되던 무역전쟁의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은 시장을 놀라게 했고, 그동안 관망세를 보이던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 시장으로 복귀하는 계기가 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무려 12% 급등하며 2001년 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9.5% 올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였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7.9% 상승하며 2020년 이후 최고의 하루를 기록했다. 특히 다우 지수는 2,963포인트 상승하며 사상 최대 일일 포인트 상승 기록을 세웠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9일 미국 뉴욕증시

( 9일 미국 뉴욕증시. FactSet)

이러한 상승세는 뉴욕 시간으로 오후 1시경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관련 글을 게시한 직후부터 급격히 나타났다.

트럼프는 "75개국 이상이 무역 협상을 위해 연락을 해왔으며, 내 강력한 권고에 따라 어떤 보복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전하며, "이에 따라 90일간의 관세 일시 중단과 10%로 낮춘 상호관세를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발표로 인해 시장은 즉각 반응했으며, 다우와 S&P 500 선물도 수요일 밤 선물 거래 개장 시 소폭 상승하며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앞서 트럼프는 시장에 침착함을 주문했으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금융계 인사들에게 "미국 경제는 꽤 좋은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은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recession)로 향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의 상호관세 정책은 약 100개국에 적용되었으며, 그중 중국산 수입품에는 104%의 관세가 부과됐다. 이에 대응해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34%에서 84%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트럼프는 다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고 밝혀 긴장을 고조시켰다.

한편, 미국 국채시장도 주목을 받았다. 기준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4.47%까지 상승했다가 관세 관련 뉴스와 국채 입찰 수요 강세에 힘입어 4.41%로 하락했다.

하지만 목요일 예정된 대규모 국채 입찰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했으며, 이는 최근 3거래일 동안 10년물 수익률이 약 0.42%포인트 상승하는 원인이 됐다. 이와 같은 불안정성은 일본 증시가 3.9% 하락, 유럽 주요 지수가 3.5% 하락하는 등 글로벌 주식 시장의 전반적 하락세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