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목) 허드슨강에 추락한 관광용 헬기에 탑승해 있던 가족 5명은 세 자녀 중 한 명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뉴욕포스트(NYP)가 보도했다.
NYP에 따르면, 이 사고로 사망한 가족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 아구스틴 에스코바(Agustin Escobar), 그의 아내 메르세 캄프루비 몬탈(Merce Camprubi Montal), 그리고 각각 4세, 5세, 11세인 세 자녀였다. 헬기를 조종하던 신원 미상의 36세 조종사도 함께 숨졌다.
스페인 매체 엘 디아리오(El Diario)에 따르면, 이 가족은 막 뉴욕에 도착해 생일을 맞은 자녀를 위해 특별한 여행을 시작한 참이었다.
뉴욕에 도착한 첫날, 가족은 자유의 여신상을 내려다볼 수 있는 관광 헬기를 타고 맨해튼 상공을 도는 일정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비극이 닥치기 전, 에스코바와 몬탈 부부, 그리고 세 자녀는 관광회사 'New York Helicopter Tours' 웹사이트에 게시된 사진 속에서 Bell 206L-4 LongRanger IV 헬기 앞에서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이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조종사는 기지에 연료 부족을 알리는 무전을 보냈고, 오후 3시 15분경 뉴욕과 뉴저지 사이의 허드슨강 상공에서 헬기는 공중에서 두 동강 나며 추락했다고 뉴욕소방국(FDNY)은 전했다. 이륙한 지 16분 만이었다.
에스코바는 지멘스 모빌리티(Siemens Mobility)의 글로벌 철도 인프라 CEO로, 그의 아내 몬탈은 지멘스 에너지(Siemens Energy)의 글로벌 커머셜 매니저였으며, 그녀는 바르셀로나 FC 전 회장인 아구스티 몬탈 코스타(Agustí Montal Costa)의 손녀로 밝혀졌다.
사고 당시를 담은 충격적인 영상에는 헬기 동체가 뒤집힌 채 강으로 곤두박질치는 모습이 포착됐고, 웨스트 휴스턴 스트리트와 웨스트 스트리트 인근 피어 40 근처에서 커다란 물보라가 일었다.
목격자들은 헬기 로터가 강에 따로 떨어지는 것을 보았으며, 충돌 순간 "쾅"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현장에서 4명이 즉사했고, 나머지 2명은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당국은 밝혔다.
심하게 부서진 헬기 잔해는 목요일 늦은 밤 허드슨강의 차가운 강물 속에서 인양됐으며, 수색 작업은 금요일까지 이어졌다.
관광 헬기를 운영하는 'New York Helicopter Tours'의 CEO 마이클 로스(Michael Roth)는 NYP에 "이런 비극은 너무도 충격적"이라며 "나는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그런 사고를 당했다는 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락 영상을 보면, 메인 로터 블레이드가 헬기에서 떨어져 있었다. 난 30년 넘게 이 일을 해왔지만 그런 장면은 처음 본다"고 덧붙였다.
"추측일 뿐이지만, 새와 충돌했거나 메인 로터 블레이드가 고장 났을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은 나도 모르겠다. 정말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명확하다. 헬기는 결국 기계이고, 기계는 고장 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번 사고에 대해 "끔찍한 사고"라고 언급하며, "사고 영상을 봤는데 정말 충격적이다. 희생자 가족과 친구들에게 신의 축복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