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관세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 항만의 물동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교통부가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7일부터 13일까지 중국 전역의 항만에서 처리된 화물량은 총 2억4,400만 톤으로, 전주 대비 9.7% 급감했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복 관세 계획을 처음 발표했던 직전주의 0.88% 감소보다 훨씬 큰 낙폭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화)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컨테이너 처리량 역시 6.1% 줄어들며 전주의 1.9% 증가세에서 뚜렷한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는 춘절 연휴가 끝난 1월 말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항만 물동량의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산 제품에 최대 14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특히 전자제품에 대해서는 다소 낮은 실효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이 같은 고관세 조치로 인해 중국의 대미 수출은 타격을 입고 있으며, 무역 흐름이 미국에서 다른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중국 닝보 컨테이너 운임 지수에 따르면, 4월 11일까지 미국 서부 해안 항로의 해상 운임은 전주 대비 18.0% 하락했으며, 동부 해안 항로 운임도 10.8% 떨어졌다. 반면 유럽행 운임은 같은 기간 1.8% 증가했으며, 서부 지중해와 동부 지중해 항로는 각각 15.3%, 13.0% 상승했다. 남미 동부 항로 운임은 무려 52.5% 급등하는 등 뚜렷한 대체 무역 흐름이 관측된다.
한편,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에서 3.4%로 하향 조정했다. UBS는 현재의 관세가 유지될 경우 향후 몇 분기 내 중국의 대미 수출이 최대 3분의 2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며, 전체 수출 역시 달러 기준으로 올해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