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들에게 LGBTQ 관련 동화책을 읽히지 않게 해달라는 부모들의 요구로 시작된 소송과 관련해, 미 연방 대법관 닐 고서치(Neil Gorsuch)와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 교육청 측 변호인 간에 이례적이고 격한 질의응답이 벌어졌다고 폭스뉴스(FOX)가 24일 보도했다.

FOX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공립학교에서 아동들에게 LGBTQ 동화책을 읽히는 것에 반대하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해당 책을 읽히지 않도록 "옵트아웃(opt-out, 선택적 제외)"할 권리를 주장하면서 시작된 것이다.

LGBTQ 도서 논쟁

(동성애 친화적인 도서관련 대법원 논쟁. FOX)

논란의 중심에 선 책은 **『프라이드 퍼피!(Pride Puppy!)』**라는 32쪽짜리 그림책으로, 프라이드 데이(Pride Day)를 맞은 한 가족이 반려견을 퍼레이드에서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알파벳 A부터 Z까지의 단어를 그림 속에서 찾으며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출판사에 따르면 "포용적이고 긍정적인" 책으로 묘사된다.

이 책은 과거 교육구의 유치원 과정에서 사용된 바 있다.

프라이드 퍼피

(프라이드 퍼피. 대법원 )

이에 대해 고서치 대법관은 교육청을 대리하는 변호사 앨런 쇤펠드(Alan Schoenfeld)에게 "이 책이 3살짜리 어린이의 영어 교육 과정에 사용된 거냐"고 질의했다.

쇤펠드는 "『프라이드 퍼피!』는 유치원 커리큘럼에서 사용됐던 책이지만, 현재는 제외됐다"고 답했다.

그러자 고서치는 "이게 그 책 아닌가요? 가죽옷 같은 걸 찾게 하고... 본디지 같은 거 나오는 책..."이라고 지적했다.

쇤펠드는 "그건 본디지가 아닙니다. 가죽 재킷을 입은 여성이 나올 뿐입니다"라고 반박했고, 이에 고서치는 "섹스 워커인가요?"라고 되물었다.

쇤펠드는 "아닙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재차 부인했고, 고서치는 다시 "드래그 퀸인가요?"라고 질문했다.

쇤펠드는 해당 장면이 단순히 가죽 재킷을 입은 여성이고,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드래그 퀸"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은 자녀가 어릴수록 교사의 가치관과 종교적 메시지를 가정의 신념과 분리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종교적 배경의 학부모들이 제기한 헌법 소송이다.

학부모 측 대리인인 에릭 백스터(Eric Baxter)는 "학교 측이 무슬림 예언자 무함마드를 묘사한 책에 대해서는 종교적 예외를 인정하면서, LGBTQ 관련 책에 대해서는 옵트아웃을 불허한 것은 수정헌법 제1조(종교 자유)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22년 8월 처음 책들이 도입되었을 때는 연말까지 5회 사용을 권장했지만, 셔우드(Sherwood) 초등학교는 프라이드 먼스인 6월 한 달 동안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처음에는 학부모의 종교적 이유에 따라 자녀를 제외시키는 것을 허용했지만, 2023년 3월부터는 출석률 저하 및 행정 부담을 이유로 정책을 변경하고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 소송에 등장한 또 다른 책은 **『프린스 앤 나이트(Prince & Knight)』**로, 4세에서 8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현대식 동화로 두 남성이 힘을 합쳐 용을 물리친 후 사랑에 빠져 결혼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다른 책 **『삼촌 바비의 결혼(Uncle Bobby's Wedding)』**은 어린 조카가 가장 좋아하는 삼촌이 남성과 결혼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다룬 이야기다.

이 사건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6월 말까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