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평화안 제시..."며칠 내 결단 필요"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미국이 중재 노력을 잠정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양측에 타협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루비오 장관은 17일(목) 유럽 및 우크라이나 당국자들과 회담을 마친 뒤 "지금은 며칠 안에 이 협상이 수주 내 타결 가능한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시점"이라며 "가능성이 있다면 우리는 계속 협상에 나설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우선순위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전쟁 종식을 위한 정전 포함 합의안의 틀을 러시아, 우크라이나, 그리고 유럽 측에 전달한 상태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같은 날 저녁,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관계 진전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프랑스가 다음 주 런던에서 미국, 유럽,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평화 협상 회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직후에 나왔다. 루비오 장관은 "실질적인 진전이 기대된다면 회의에 참석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특별 대사 스티브 위트코프는 러시아를 세 차례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전쟁 종식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위트코프는 아직 우크라이나를 방문하지는 않았지만, 이날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들과의 회담은 그가 참여한 협상 중 가장 집중적인 것이었다.
또 다른 트럼프 행정부 특사인 퇴역 중장 키스 켈로그도 이날 파리 회의에 참석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동의한다면 포괄적인 정전을 수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크렘린은 정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전쟁의 "근본 원인"이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양보하지 않을 경우 경제적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제재 조치는 시행되지 않았다.
루비오 장관과는 달리 일부 서방 당국자들은 협상에 대해 보다 낙관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파리 회의가 생산적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미국이 정전 감시 체계 구축에 대한 초안 구상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측도 러시아가 동의할 경우 정전 합의 이행 의사를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저녁 미국과의 경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온라인으로 체결했으며, 재건 투자 기금 창설에 대한 합의가 포함되었다. 양해각서는 오는 4월 26일까지 최종 합의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경제 협력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제공한 3년간의 군사 및 재정 지원, 약 3,500억 달러(약 470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보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우크라이나의 광물 자원 접근권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해당 지원 규모를 1,000억 달러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미국이 우크라이나 측에 보낸 초안 합의서에는 광물, 석유, 가스 등 천연 자원뿐만 아니라 항만과 파이프라인 등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미국이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광범위한 경제적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당국은 "국가의 미래 번영을 넘겨주거나 유럽연합(EU) 가입 추진 등 다른 국제 협약을 위태롭게 할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부총리 율리야 스비리덴코는 이날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와 함께 양해각서에 서명하며 "양측 실무진의 건설적인 협력을 보여주며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될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서명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 문서는 양국 모두에게 타당한 의미가 있다"며 "우리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의도를 갖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광물 협정이 "다음 주 목요일 체결될 것"이라며 "그들이 약속을 이행하리라 믿고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총리 데니스 슈미갈은 다음 주 워싱턴을 방문해 기술 협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양해각서는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