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350기 넘는 자폭 드론, 전역 도시에 동시 타격"
러시아가 26일(월) 새벽,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해 사상 최대 규모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습 중단 촉구를 정면으로 무시한 조치라고 WSJ는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밤 사이 350기 이상의 자폭 드론과 최소 9기의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대응해 우크라이나는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키고 전자전 시스템과 기동식 방공부대를 전역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일요일,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강력하게 비판한 직후 이뤄졌다. 당시 공습으로 최소 12명의 민간인이 사망했으며, 트럼프는 이를 두고 "그는 완전히 미쳐버렸다! 불필요하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 군인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SNS에 글을 올렸다. 이어 "우크라이나 도시들에 이유 없이 미사일과 드론을 쏘아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는 같은 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비판하며 "그의 말투는 국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번 공습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 주말 동안 수십 기의 드론이 자국 영공을 침범했으며, 이 중 일부는 탄도미사일 부품을 제조하는 군수시설 등에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밤샘 공습을 통해 우크라이나 중부 지역의 공군기지 및 여러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이는 보복성 타격이었다"고 설명하며, 트럼프의 푸틴 비판에 대해서는 "감정적인 반응"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중재로 평화 협상 재개를 위한 일부 조치를 취하고 있는 시점임을 강조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공습에 대해 "러시아가 완전한 면책감을 느끼지 않고서는 이런 공격을 할 수 없다"며, 새로운 대러 경제 제재를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그는 "이번 공격은 군사적으로 의미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양국 간 미사일과 드론 공방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트럼프 중재로 우크라이나가 수용한 30일간의 정전 제안을 지난달 일축했으며, 우크라이나의 무장 해제 및 나토 가입 포기 논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푸틴은 지난주 트럼프와의 통화 후, 모스크바와 키이우가 평화 협정을 위한 양해각서 초안을 조만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페스코프는 월요일 "그 초안조차 아직 러시아 내부에서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된 바도 없다고 말했다.
이달 초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양국 간 3년 만의 첫 대면 회담은 1,000명 규모의 포로 교환 외에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포로 교환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의 군인들이 지난 금요일 각각 본국으로 귀환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은 최근 수백 마일을 비행할 수 있는 드론의 생산을 크게 확대하고 있으며, 공습 전투는 점차 격화되는 양상이다.
러시아는 드론 생산시설을 쇼핑몰에 설치하고, 이란의 지원을 받아 샤헤드( Shahed) 자폭드론 생산 공장을 확장하는 등 군수산업 능력을 강화해왔다.
또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방공망 회피 기술도 발전시켜, 폭약을 실지 않은 미끼용 드론을 다수 투입해 우크라이나가 값비싼 방공 미사일을 낭비하도록 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