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든 뒤 빠르게 반등했지만, 일부 일반 투자자들은 빅테크 주식에 대한 보유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들은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M7)'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들의 가치가 지나치게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캘리포니아 시더빌의 60세 기업가 패트리샤 앤드루스(Patricia Andrews)는 4월 시장 불안정기 동안 기술주 중심의 뮤추얼펀드에 수만 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반등 이후, 그녀는 대부분의 자금을 회수해 국제 주식 중심 펀드로 옮겼다.

"이제는 더 이상 힘이 빠져가는 느낌이에요. 이미 충분히 수익을 냈으니 다른 데로 옮기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녀처럼 애플, 알파벳(구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 등 장기간 시장을 이끌어온 대형 기술주들의 보유 비중을 조절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애플
(애플 로고. 자료화면)

 

 

"추격 매수는 부담"...대형 기술주 대신 가치주·해외주식으로 분산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예고하며 증시가 급락했을 때, 이들 대형 기술주는 하락을 주도했고, 개별 투자자들은 이를 매수 기회로 삼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안정성이 높은 유틸리티 주식이나 소비재 종목, 중소형주, 해외 주식 등으로 눈길을 돌리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Steve Sosnick)은

"지금은 더 넓은 시야로 시장을 보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너무 빠르게 오른 종목은 더 이상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Vanda Research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기술주 매수 비중은 4월 초 41%에서 6월 중순 23%로 크게 줄어들었다.

또한 Morningstar Direct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현재까지 기술주 중심 ETF에는 71억 달러가 유입됐지만, 저평가주 중심 펀드에는 약 250억 달러, 해외주식 ETF에는 무려 700억 달러 이상이 유입됐다.

"지금은 저가 대형주에 눈 돌릴 때"

텍사스의 42세 소 사육업자 톰 그리핀(Tom Griffin)은 이번 봄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매수한 뒤, 최근에는 유나이티드헬스와 웰스파고 같은 전통적 대형 기업으로 투자 방향을 틀었다. 그는 웰스파고가 자산 제한 규제를 해제한 직후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흔들릴 때, 믿을 수 있는 대기업 주식을 사는 게 정답이죠."

그래도 빅테크 인기 여전...AI 관련주는 여전히 매수세

기술주에 대한 매수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됐지만,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고, 엔비디아, 테슬라, 애플 등은 여전히 거래량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AI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도 지속되며,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Palantir), 원자력 스타트업 옥로(Oklo) 등의 주식도 주목받고 있다.

버펄로에 거주하는 70세 투자자 폴 테일러(Paul Taylor)는 몇 달 전부터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차지하던 매그니피센트 세븐 종목 비중을 줄이고, 대신 버크셔 해서웨이, 월마트 같은 유통주, 심지어 금 ETF까지 편입했다.

"너무 많은 수익을 한 곳에서 낸다는 건 언젠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뜻이죠. 그렇다고 완전히 팔진 않겠지만, 지금 가격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