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지수가 27일(금) 장 초반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며 2월 이후 처음으로 새로운 고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관세 충격으로 급락했던 주식시장이 불과 89거래일 만에 23% 가까이 반등한 결과로, 15% 이상 하락 후 사상 최고치에 다시 도달한 가장 빠른 회복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랠리는 중동 정세 완화와 미·중 간 무역 협상 재개에 따른 투자 심리 회복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 합의 이후 국제 유가가 하락했고, 이에 따라 글로벌 갈등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됐다.
미국은 중국, 캐나다, EU 등 주요 교역국과의 협상 기한을 앞두고 협상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 역시 투자 심리를 지지하고 있다.

금요일 개장과 함께 S&P 500은 종전 장중 고점을 웃돌며 0.3% 상승했고,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무역 공포'에서 '매수 신호'로... 대통령 발언이 시장 반전 이끌어
지난 몇 달간 투자자 심리는 요동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완화 및 감세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직후, 4월 초 발표된 전면적 관세 정책은 글로벌 무역 전쟁 우려를 불러일으키며 주식시장을 흔들었다.
그러나 대통령이 관세 정책 일부를 90일 유예하겠다고 발표하며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언급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해당 발표가 있던 날, S&P 500은 9.5% 급등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하버포드 트러스트의 투자전략 책임자인 행크 스미스는 "시장이 관세 부담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 인식했다"며 "이번 회복은 그에 대한 반영"이라고 설명했다.
실물경제는 아직 견조... 그러나 불확실성은 여전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관세가 기업 지출과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물가 상승 재개 가능성 등은 시장의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7월 초 이후의 정책 방향은 아직 불투명하다.
다만 현재까지는 실물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분기 주요 대기업들은 견고한 실적을 발표했고, 5월 고용지표는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실업률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 또한 예상보다 낮아 인플레이션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트레저리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리처드 새퍼스타인은 "기업 실적이 견조하고, 경제 활동도 활발하며 인플레이션은 억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S&P 500 지수 내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인 분야는 경기민감주인 산업 섹터다. 산업주는 연초 대비 10% 상승하며 전체 시장(4.4%)을 상회했다. 반면,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 2000은 2.6% 하락하며 부진을 보였다. 이는 시장이 전반적인 경제 회복보다는 '상승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심리'에 의해 움직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확신 없는 매수세"... 고평가 우려도 상존
케인 앤더슨 러드닉의 수석 시장전략가 줄리 비엘은 "투자자들은 지금 시장에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지만, 경제가 정말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은 부족하다"고 밝혔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시장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 S&P 500은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약 22배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지난 10년 평균치(19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여전히 진행 중인 무역 협상과 관세 정책의 실질적 영향이 지표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향후 시장에는 또 다른 조정 요인이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찰스슈왑의 수석 투자전략가 리즈 앤 손더스는 "데이터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을 뿐, 실질적인 성장 둔화, 고용 충격, 인플레이션 재개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