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오피스 시장이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 미국 내 다른 어떤 도시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JP모건체이스가 맨해튼 파크애비뉴에 건립한 60층 규모의 새 본사다.
2.5백만 제곱피트 규모, 3조원대 초대형 투자
JP모건은 6년 넘는 개발 과정을 거쳐, 이달 말부터 270 파크애비뉴 신사옥에 수천 명의 직원을 입주시킬 예정이다. 10월 공식 개관을 앞둔 이 건물은 연면적 약 2.5백만 제곱피트(약 70만 평), 총 투자 규모 약 30억 달러(약 3조9천억 원)에 달한다.

뉴욕 경제단체 대표 캐서린 와일드는 "이 건물은 뉴욕의 미래에 대한 선언"이라며 "뉴욕이 확실히 돌아왔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발길 늘어난 뉴욕 오피스...2019년 수준 회복
위치분석업체 플레이서(Placer.ai)에 따르면, 2025년 7월 뉴욕시 오피스 방문객 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전국 평균이 여전히 22% 낮은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뉴욕이 원격근무 시대를 벗어나, 다시 '사무실 중심' 문화를 이끌고 있음을 방증한다.
금융권 주도, 프리미엄 오피스 수요 급증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강력한 사무실 복귀 명령이 확산됐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직원들에게 주 5일 출근을 의무화한 대표 사례다.
이에 따라 맨해튼 프라임 오피스 임대 수요도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뉴욕시 고급 오피스 임대 면적은 200만 제곱피트를 넘어섰으며, 딜로이트는 허드슨야즈 신축 빌딩에 착공 전부터 80만 제곱피트 규모 임대를 확정했다.
팬데믹 위기 속에도 밀어붙인 프로젝트
JP모건은 2018년 구 본사 철거와 신사옥 건설을 발표했지만, 2년 뒤 팬데믹으로 뉴욕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붕괴 위기에 빠졌다. 수십만 명의 뉴요커가 도시를 떠났고, 공실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JP모건은 공사를 멈추지 않았다.
CBRE 뉴욕지사 대표 메리앤 타이그는 "프로젝트가 흔들린다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고 회상했다.
제이미 다이먼의 '뉴욕 귀환' 의지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은 올 3월 전 직원을 주 5일 출근으로 복귀시키며 뉴욕 금융가 회복을 주도했다. 그는 맨해튼 미드타운에 공격적으로 사무실을 확장하며, 파크애비뉴를 '최고 입지'로 재확인했다.
글로벌 부동산 책임자 데이비드 아레나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거리, 가장 좋은 코너는 파크애비뉴 48번가"라고 강조했다.
랜드마크로 떠오른 '270 파크'
신사옥은 영국 건축사무소 포스터앤파트너스가 설계하고 티시맨 스파이어가 개발을 맡았다. 높이 1,388피트(423m), 다섯 개 단으로 계단식 형태를 이룬 이 건물은 밤이 되면 상단부가 불빛으로 장식된다. 독립기념일에는 성조기를 형상화한 조명 연출도 가능하다.
내부에는 19곳의 식음 시설, 두 개의 야외 정원, 명상실, 미용실, 피트니스 및 웰니스 센터가 마련돼 있다. 와일드는 "직원들이 반드시 출근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뉴욕 오피스 시장 반등의 상징
이번 프로젝트는 2017년 통과된 미드타운 이스트 재개발 구역 제도의 첫 성과물이기도 하다. 새 본사는 약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향후 개발자들에게 '더 크게 생각하라'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뉴마크의 뉴욕 트라이스테이트 지사 대표 데이비드 팔크는 "지난 몇 년은 사람들이 뉴욕에서 역대 최고 임대료를 지불할 의사가 있음을 증명했다"며 "이보다 더 좋은 증거는 없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