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근로자 300여명 포함 450여명 대거 체포
■ 사상 최대 규모 단속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 엘러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메타플랜트'에서 4일 오전 대규모 이민단속이 전격 실시됐다.
WSJ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수사국(HSI)은 5일 오전 10시 45분경 현장에 진입해 근로자들을 국적·비자 유형별로 분리하고, 일부는 곧바로 버스에 태워 이송했다. 달아나려던 몇몇 근로자들은 인근 오수 처리 연못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번 단속은 단일 사업장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단속으로 기록됐다. 국토안보수사국은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불법 고용이 이루어졌는지 조사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체포자는 총 475명으로, 이 가운데 상당수는 협력업체와 하청업체 직원들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 소속 한국인 직원 46명과 인도네시아인 1명, 그리고 협력업체 직원 약 250명이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 충격받은 현대차·LG에너지
현대차는 성명을 통해 "모든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며, 협력업체와 하청업체에도 동일한 책임을 요구한다"며 즉각 내부 조사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출장 대부분을 중단하고, 현지 체류 중인 직원을 귀국시키거나 숙소에 머물도록 조치했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며 트럼프 행정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현대차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현대차는 3월에만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투자는 관세 효과가 잘 작동한다는 증거"라고 치켜세웠다.
■ 트럼프 "ICE는 할 일을 했을 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불법 이민자들이며,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 것"이라며 단속을 옹호했다.
현대차는 조지아 메타플랜트 완공 후 8,500명을 고용하고 연간 50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개소식에서 이를 "세대에 한 번 올 기회"라며 환영했다.
■ 한국 정부 '사전 통보 없어' 반발
이번 단속은 한국 정부에도 사전 통보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부는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과 근로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총력을 다하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를 공개했다.
체포자 중 일부는 불법 입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 악용, 체류기간 초과 등의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아직 형사기소는 이뤄지지 않았다.
■ 지역사회 충격
현지 한인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서배너 인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민응우옌 씨는 "처음엔 가짜 뉴스인 줄 알았다"며 "현대차 근로자들이 단체로 많이 찾아오는데, 이번 일로 가게 운영에도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메타플랜트의 상징성
'메타플랜트'는 현대차의 미국 내 전기차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아이오닉 5와 9 SUV를 비롯해 기아·제네시스 전기차 생산과 배터리 공장이 포함된 초대형 단지다. 관세 부담을 줄이고 현지 고용 창출 효과를 내세우며 현대차가 자신 있게 홍보해온 시설이었지만, 불법 고용 단속이라는 악재를 맞으면서 향후 사업 전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