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처리 문제 협상 핵심...중국, 시진핑 외교 성과 노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이는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중요한 외교적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카드다. 그러나 협상 테이블에선 미국 측이 무역, 기술, 안보 전반에서 구체적 양보를 요구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트럼프 방중 성사 놓고 기싸움

WSJ 보도에 따르면 지난 두 달간 중국 외교 당국은 백악관과 접촉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성사시키려 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실질적 성과(deliverables)"**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관세·농산물 교역부터 틱톡(TikTok) 문제까지 협상 의제가 포괄적이다.

미중 경제

(미중 무역분쟁. 자료화면)

현재 마드리드에서 진행 중인 협상에는 스콧 베슨 미국 재무장관과 중국의 허리펑 부총리가 직접 나섰다.

틱톡, 협상의 시험대

이번 협상 핵심은 틱톡의 미국 내 운영 문제다. 미 의회는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지분을 매각하지 않으면 서비스 중단을 명령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만 세 차례 기한을 연장했지만, 수요일이 마지막 시한이다.

문제는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핵심 기술)**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수출통제 목록에 올려 사실상 매각 불가 방침을 고수 중이다. 미국은 이 사안에서 중국이 얼마나 유연성을 보이는지를 트럼프 방중 협상 의지의 시험대로 보고 있다.

정상회담 장소 줄다리기

양측은 연내 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은 10월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정상회의(APEC)를 계기로 트럼프-시진핑 회담을 선호하지만, 중국은 **"예상치 못한 변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베이징 단독 정상회담"**을 원하고 있다.

중국은 이달 말 유엔 총회에 리창 총리를 파견해 미국 고위 당국자들과 접촉, 트럼프 방중을 위한 외교적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무역·안보 현안 줄줄이 난항

미국은 중국에 대두(soybean) 수입 확대펜타닐 제조 화학물질 단속을 요구했으나, 중국은 미국이 20% 보복관세를 먼저 철회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또한 양측은 수백 대 규모의 보잉 항공기 신규 주문을 논의했지만, 기존 미인도 물량이 100대 이상 밀려 있어 실질적 성과가 당장 나오긴 어렵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에 유리한 무역합의를 체결한 경험 이후, 이번에는 장기 경쟁 전략을 취하고 있다. 희토류·반도체 소재 등 핵심 수출 통제 권한을 무기로, 미국에 실질적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다.

협상 직전 반도체 보복 조사

협상 개시 직전 중국은 미국 아날로그 반도체의 덤핑 혐의와 미국의 수출 제한을 문제 삼아 미 반도체 업계에 대한 이중 조사를 개시했다. 이는 미국이 최근 중국 기업 23곳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한 데 대한 보복 성격으로 풀이된다. 마드리드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긴장감이 고조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