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 내년 말 기준금리 3% 아래로 하락 전망
월가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빠른 속도의 금리 인하를 점치고 있다. 이러한 기대는 이미 차입 비용을 낮추며 미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이 보도한 LSEG 집계에 따르면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의 단기 기준금리가 현재 4%대 초반에서 내년 말 3% 바로 아래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5월, 투자자들이 2026년 말 약 3.5%를 예상했던 것에서 상당한 변화다.
이 전망은 연준 위원들의 최신 점도표(dot plot) 중간값인 **내년 말 3.4%**보다도 낮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제시한 경로보다 0.5%포인트가량 더 많은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주가가 사상 최고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경기 침체 위험을 크게 키우지 않으면서 금리가 상당 폭 하향될 수 있다는 '두 마리 토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과도한 낙관이 실망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경계도 나온다.
단기금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연준이 현재 설정한 금리 수준 못지않게-경제 전반의 차입 비용을 좌우한다. 금리 베팅은 미 재무부 채권 수익률에 직접 영향을 미치며, 최근의 수익률 하락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기업 신규 발행 채권의 금리를 낮췄다.
리스크는 투자자들의 인하 기대가 과도해졌다는 점이다. 연준이 신중한 속도로 움직이면 차입 비용이 다시 오르고, 포지션 조정이 급격히 전개될 수 있다. 연준은 이번 주 지난해 12월 이후 첫 금리 인하에 나섰다.
콜럼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츠의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 에드 알-후세이니는 "시장이 다소 흥분한 상태"라며, "연준은 매우 보수적이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잔존하는 만큼 경제를 과도하게 조정(over-torque)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경로 예측에서 투자자와 연준 모두 일관된 성과를 내지 못한 전례도 있다. 지난해 9월 연준이 실제로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전에도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당시 시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더 크게 우려하며 공격적 인하를 예상했다.
그러나 이후 고용지표의 강세로 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인하 기대는 축소됐다.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뒤에는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며 금리 상승 베팅이 강화됐다. 실제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9월 3.6% → 1월 4.8%**로 뛰었고, 그 사이 연방기금금리는 누적으로 1%포인트 인하됐다.
이번에는 10년물 수익률이 최근 저점에서 다소 반등했다. 이달 초 **4.01%**에서 금요일 **4.14%**로 마감했다. 그럼에도 다수 투자자는 단기금리와 장기수익률 간 괴리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현재는 이미 금리가 낮아졌고, 투자자들도 지난해보다 적은 인하를 가정하고 있으며, 대선 같은 정책 불확실성도 없다.
뱅가드의 멀티섹터·국채 전략 총괄 매니저 브라이언 퀴글리는 "금리시장에서 일부 되돌림이 나타날 수는 있다"면서도 "그 폭은 지난해보다 훨씬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또 다른 변수는 가장 최근 인하의 특이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해 왔고, 연준 통화정책위원회의 구성을 바꾸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측근 경제자문 스티븐 미란을 4개월 반 임기의 이사로 임명했으며, 바이든 행정부가 모기지 사기 의혹을 제기한(본인은 부인) 리사 쿡 이사 해임도 시도 중이다.
그럼에도 다양한 시장 지표는 정치적 이유로 인하가 이뤄지고 있다는 인식이 크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장기반 인플레이션 기대가 억제되어 있어, 연준이 필요 이상으로 금리를 내려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는 제한적이다.
많은 투자자들은 연준이 추가 인하를 이어갈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본다. 경기침체를 피하더라도 성장세 둔화는 이미 나타났고, 월간 고용증가도 크게 둔화돼 실업률 상승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우려만큼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았고, 서비스 물가 상승세 둔화 등 기조적 물가 압력 완화의 조짐도 보인다.
퀴글리는 "고용시장에는 하방 리스크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따라서 시장은 연준 점도표가 가리키는 수준보다 더 낮은 금리 바닥을 계속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