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국가적·도덕적 승리"...노벨평화상 공개 촉구, 미 정계는 공방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한 가자지구 평화안의 1단계에 합의했다. 합의안에는 생존 인질 전원의 석방과 단계적 휴전, 이스라엘군의 가자 대부분 지역에서의 초기 철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늦게 내각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며, 승인 즉시 발효 절차에 들어간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의 외교적 성과이자 국가적·도덕적 승리"라며 합의를 환영했다. 총리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라. 그가 받을 자격이 있다"는 메시지를 게시하며 공로를 강조했다.

네타나휴 X 게시 이미지
(이스라엘 네타나후 총리가 X에 게시 이미지. X)

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 텔아비브 '인질광장'에는 밤새 시민들이 모여 이스라엘과 미국 국기를 흔들며 노래와 북소리로 환호했다. 가자지구 주민들 사이에서도 전쟁 종식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는 조건에 대한 하마스의 유보적 태도를 이해하면서도 "전쟁을 끝내기 위해 수용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합의의 세부 이행을 둘러싼 쟁점은 남아 있다. 중재 당국자들에 따르면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약 20명의 인질 석방과 함께 약 28명의 유해 반환, 이에 상응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명단 확정이 핵심 교환 틀이다. 또한 이스라엘군의 '초기 철수선' 정확한 좌표를 지도상에 확정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 하마스는 가자 영토의 약 70%에서의 철수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스라엘은 더 제한적 범위를 선호해 최종 조율이 진행 중이다.

미국 행정부는 이번 합의를 장기 정착을 위한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제시한 이행 로드맵에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 가자 임시행정체 구성, 아랍 국가 주도의 국제치안력 배치 등이 포함된다. 전 과정은 '평화위원회'가 감독하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일정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워싱턴 정계에서는 공로를 둘러싸고 공방이 가열됐다. 공화당 제임스 랜크퍼드 상원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트럼프에게 공을 인정하길 두려워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미국 일부 언론은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향후 며칠이 고비"라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이스라엘 활동가 노아 티시비는 "협상을 계기로 '새로운 중동'이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합의 이행의 지속가능성이 향후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전면 종전을 반대하는 극우 연정 일부의 반발이 변수로 지목되며, 장기전에 따른 예비군 피로도 역시 부담 요인이다. 하마스는 가자 내 군사력과 지휘부 손실이 커진 상태지만, 무장 해제와 정치 참여의 균형을 둘러싼 추가 협상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현지 방송 화면에는 북부 가자 일대에서 여전히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스라엘군은 "합의에 따른 재배치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으나, 산발적 교전이 이어지는 정황도 감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인질 석방이 다음 주 월요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시사했으며, 합의 이행을 기념해 현지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합의는 '즉시 성과'(인질 귀환·휴전)와 '장기 의제'(무장 해제·재건·통치)를 단계적으로 분리해 추진 동력을 유지하려는 구조"라며 "초기 며칠 간의 신뢰 구축과 검증 메커니즘 확립이 향후 로드맵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