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금 종료·규제 완화로 전기차 성장세 둔화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EV) 수요 감소에 따라 생산 규모를 축소하고, 전기차 부문에서 16억 달러(약 2조 2천억 원)의 손실을 회계상 반영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GM은 금융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전기차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정부 보조금과 규제 의무가 종료되면서 EV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GM은 지난 몇 년간 전기차 기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최근 들어 전기차 계획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2021년 GM은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에 3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며, 신차 개발·배터리 기술·기존 내연기관 공장의 EV 전환 등에 자금을 투입했다.
그러나 GM은 소비자들이 아직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전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일부 EV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로비해 온 대표적 완성차 업체 중 하나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당장 수익성이 낮은 EV 라인업을 보완하고, 더 오랜 기간 내연기관차 판매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여유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내 EV 시장은 고가 정책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됐으며, 9월 말 7,500달러 연방 세액공제가 종료되기 전에는 소비자들이 서둘러 차량을 구매하면서 3분기 GM의 EV 판매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인센티브가 사라지면서 자동차업계는 향후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M은 이번 손실이 "소비자 수요에 맞춘 EV 생산능력 및 제조시설의 전략적 재조정 계획"에 따라 이사회 감사위원회의 승인을 지난주 받았다고 밝혔다.
16억 달러 중 12억 달러는 EV 생산능력 조정에, 나머지 4억 달러는 계약 취소 수수료 및 상업적 합의 관련 비용 등에 배정된다.
이번 손실은 올해 GM이 예상하는 40억~50억 달러 규모의 관세 관련 비용에 더해지는 것이다. GM은 이를 지출 절감 및 미국 내 생산 확대를 통해 상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메리 바라(Mary Barra) GM 최고경영자는 2021년 "2035년까지 전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테슬라의 판매가 급증하고, 배출가스 규제 및 연비 기준 강화로 업계는 수년간의 고성장을 낙관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판매량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GM을 비롯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계획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연비·배출 관련 규제를 대거 철폐하면서, 전기차 확대 정책은 또 한 번의 큰 타격을 입었다.
경쟁사인 포드는 지난해 전기차 사업에서 5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