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과 잇따른 대형 제휴로 주가 급등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산업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며 시가총액 5조 달러를 돌파, 세계 최초로 이정표를 세웠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최근 주당 210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5조 달러 달성을 위한 기준선인 205.76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주가는 AI의 잠재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광과 함께, OpenAI, 오라클(Oracle), 노키아(Nokia),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 등 미국 주요 기업들과의 잇따른 협력 소식에 힘입어 상승했다. 특히 젠슨 황(Jensen Huang) 최고경영자가 워싱턴 D.C.에서 발표한 연설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이번 주 상승세를 더욱 이끌었다.
현재 엔비디아의 기업가치는 AMD, Arm 홀딩스, ASML, 브로드컴(Broadcom), 인텔(Intel), 램리서치(Lam Research), 마이크론(Micron), 퀄컴(Qualcomm), 그리고 대만 TSMC(대만 반도체 제조사)를 모두 합친 것보다 크다고 다우존스 마켓데이터는 전했다. 그 규모는 S&P 500 지수 내 전체 산업군 중 유틸리티, 산업재, 필수소비재 섹터의 총합을 웃도는 수준이다.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로 불리는 칩을 설계하는데, 이는 AI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현재의 주식시장 랠리를 주도하는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일부 투자자, 기술 경영진, 산업 분석가들은 2000년대 닷컴 버블과 유사한 'AI 거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기술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칩 인프라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지만, 현재 수익은 이에 비해 미미하다는 것이다.
컴벌랜드 어드바이저스(Cumberland Advisors)의 공동창립자 데이비드 코톡(David Kotok)은 "이 놀라운 기업가치는 회사의 수익률과 이익이 지금의 추세를 유지하거나 더 향상될 때만 정당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9월 ChatGPT 제작사 오픈AI(OpenAI)에 최대 1,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를 통해 오픈AI는 최소 10기가와트(GW) 규모의 엔비디아 시스템을 활용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운영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엔비디아는 다수의 AI 스타트업에도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AI 경쟁의 과열이 진정될 경우, 매출 감소와 함께 고객사에 투자한 지분 가치 하락이라는 '이중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엔비디아의 상승세는 AI 시대의 투자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회사는 2024년 3월 처음으로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넘었고, 단 66거래일 만에 3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어 2025년 7월에는 세계 최초로 4조 달러를 달성했으며, 이번 주에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처음으로 4조 달러에 도달한 가운데 그들을 제치고 5조 달러 고지를 선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