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 예언자, 다시 시장 경고... 그러나 전문가들 "AI 수요는 여전히 견조"

'빅 쇼트(The Big Short)'의 실제 주인공이자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가 다시 움직였다고 CNBC 가 7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이번엔 인공지능(AI) 열풍의 대표주자인 엔비디아(Nvidia)와 팔란티어(Palantir)를 겨냥한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으로 돌아왔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주택시장 붕괴를 예측해 수억 달러를 벌어들였던 버리는, 당시처럼 "거품이 꺼지기 전 신호를 본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억 달러에서 7억 달러로 - 다시 한 번 '빅 쇼트'를 노린다

버리의 펀드, 사이언 애셋 매니지먼트(Scion Asset Management)는 현재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주식에 대한 풋옵션(주가 하락 시 수익을 내는 옵션)을 대규모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버리
(마이클 버리. 자료화면)

공시 자료에 따르면 해당 포지션은 엔비디아 약 1억8,700만 달러, 팔란티어 9억1,200만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가령 팔란티어 주식 500만 주에 대해 주당 5달러짜리 풋옵션을 매입했을 경우, 총 2,500만 달러를 투자해 주가가 190달러에서 100달러로 떨어지면 약 **17배(4억2,500만 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다.

AI 열풍, 에너지 인프라 한계에 부딪히나

AI 기업들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업계 전반에 "AI 버블"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전력망 운영기관 PJM과 **ERCOT(텍사스 전력위원회)**는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전력 수요가 이미 전력 인프라를 압박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AI 붐의 종말을 의미하진 않지만, 단기 변동성 확대와 성장 둔화 위험을 시사한다. 특히 클라우드 기업들이 해외 인프라 확장을 추진 중이지만, 규제·인허가 지연으로 속도가 더디다.

"나는 여전히 AI에 낙관적이지만, 헤지(방어)는 필수"

기사 작성자인 올리버 로지안코는 "버리의 논리는 이해하지만, 시기상 아직 그의 예측이 바로 맞아떨어지긴 어려워 보인다"며 "나는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여전히 중기적 강세(bullish)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천연가스 서비스 그룹(NGS)**과 **퍼스트 솔라(First Solar)**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AI 관련 에너지 리스크를 헤지하고 있으며, 현금 20%를 유지해 향후 급락 시 매수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가의 평가는 엇갈려... "엔비디아는 강력 매수, 팔란티어는 과소평가"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엔비디아에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다. 37건의 매수(Buy), 1건의 보유(Hold), 매도(Sell) 의견은 단 한 건도 없으며, 평균 목표가는 237.35달러로 향후 12개월간 약 28%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

반면 팔란티어는 매수 2건, 보유 11건, 매도 1건으로 평균 목표가는 187.87달러, 상승여력은 약 **8%**로 평가된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과거 팔란티어에 대해 수년간 '보유' 의견을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주식은 5년간 1,000% 이상 상승한 전력이 있다.

이는 팔란티어가 단순한 소프트웨어 기업이 아니라 국방·정보기술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기업이라는 점에서, 기존 밸류에이션 모델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부 투자자들은 "현재의 팔란티어는 1997년의 아마존처럼, 장기적으로 거대한 현금창출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버리는 늘 일찍 움직인다... 그러나 타이밍이 관건"

버리는 종종 '너무 일찍' 움직이지만, '틀리지는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공매도는 고평가된 기술주와 에너지 병목 위험에 대한 경고로 볼 수 있다. 그러나 AI 산업 전체가 꺼질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AI 관련 주가가 과도하게 앞서 나간 것은 사실이지만, 버리의 경고가 너무 빠른 것처럼 낙관론도 너무 성급했을 수 있다.

투자자들이 지금 시장에서 서둘러 빠져나간다면, AI 조정 이후 이어질 **다음 상승 국면(next leg higher)**을 놓칠 위험이 있다. 

AI의 장기 성장 잠재력에 베팅하되, 현금 보유와 에너지 헤지 등 방어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