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하가 재정적자 우려 압도... "채권시장, 의미 있는 회복세"
미국 채권시장이 2020년 이후 가장 강한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재정적자 확대 우려를 넘어 시장을 견인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거의 모든 요소가 채권에 우호적으로 맞물리고 있다"며 2025년 미국 채권시장의 반등세를 조명했다.
블룸버그 종합채권지수, 올해 6.7% 상승... "안전자산 선호 재확인"
WSJ에 따르면, 블룸버그 미국 종합채권지수(Bloomberg U.S. Aggregate Bond Index)는 올해 6.7%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2020년 이후 최고치를 향하고 있다. 이 지수는 국채, 투자등급 회사채, 기관 MBS 등을 포함하는 대표적 채권 벤치마크로, 2022년 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급격히 악화되었던 채권시장의 신뢰 회복을 상징한다.
채권 운용사 Badgley Phelps의 채권 매니저 칼 스프랭거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고객 미팅에 가는 것이 훨씬 즐겁다"며 "몇 년 전에는 초대조차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채권 시장이 조기 회복세를 보이던 2023~2024년과 달리, 2025년에는 '확실한 상승장'이라는 기대가 시장 전반에 형성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금리 인하 두 차례 단행... 10년물 수익률도 하락
WSJ는 연준이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한 점이 시장 회복의 핵심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노동시장과 소비지출이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역시 살아 있다. 이에 따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올해 약 0.5%포인트 떨어져 4.147%까지 하락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장기 국채 수익률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점도 채권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스콧 베슨트 재무장관은 "장기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행정부의 우선순위"라고 강조했으며, WSJ은 대통령이 시장 변동성이 커진 4월에 '상호주의 관세'를 일시 중단한 것 역시 채권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였다고 전했다.
"과열 우려도 존재"... 회사채 스프레드 1990년대 수준으로 하락
다만 시장 내부에서는 과열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투자등급 회사채와 국채의 스프레드가 0.72%포인트까지 떨어지며 1990년대 후반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위험 대비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도 부담이다. 2025 회계연도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1조 8천억 달러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Principal Asset Management의 마이크 구세이는 "언젠가는 문제가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기대는 여전히 유효"... 단기채 선호 증가
그럼에도 시장 참여자 상당수는 채권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인베스코(Invesco)의 매트 브릴은 "고용은 빠르게 나빠지지 않지만 새 일자리도 늘지 않고 있다"며 "이 데이터가 연준의 추가 인하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