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나토 동요 속 미국 "모든 옵션 테이블 위"... 외교 우선 강조
미국의 그린란드 장악 구상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Marco Rubio 국무장관이 다음 주 덴마크 지도부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히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목표에서 물러설 뜻은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럽 동맹국들은 미국이 실제 행동에 나설 경우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며, 나토(NATO) 내부의 균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7일 기자들과 만나 "외교관으로서 우리는 언제나 외교적 해결을 선호한다"고 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수단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베네수엘라에서의 미군 작전을 언급하며 "그 역시 다양한 방식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작전' 이후 커진 우려... 그린란드로 번진 파장
미군이 주말 사이 베네수엘라 지도부를 전격 체포한 작전은, 미국의 의도가 단순한 외교적 압박을 넘어 실력 행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유럽 전반에 확산시켰다. 이 여파로 프랑스·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은 미국이 그린란드 문제에서도 유사한 접근을 취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공동 대응을 논의 중이다.
그린란드는 덴마크의 자치령으로, 미국이 군사적으로 장악할 경우 나토 동맹국의 주권 영토를 무력으로 취하는 전례 없는 사태가 된다. 이는 나토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지도부 간의 갈등을 한층 심화시킬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그린란드는 미국 안보의 핵심"
Donald Trump 대통령은 그린란드가 미국의 안보와 직결된 전략 요충지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그린란드는 유럽과 북미 사이에 위치해 수십 년간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해왔고, 희토류 등 풍부한 광물 자원 역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워싱턴의 전략과 맞물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2019년 1기 재임 당시에도 그린란드 매입 구상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덴마크가 그린란드를 충분히 방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이미 1951년과 2023년 체결된 두 개의 협정을 통해 그린란드 내 군사 접근권을 사실상 광범위하게 보장받고 있다는 점에서 유럽의 반발을 사고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인수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확인했다. 여기에는 외교적 협상뿐 아니라, 유럽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군사 옵션을 검토하는 시나리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겠다"는 설명과 "모든 옵션"의 공존
행정부 내부에서는 접근법을 둘러싼 온도 차도 감지된다. 루비오 장관은 최근 비공개 의회 브리핑에서 그린란드를 '구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대변인 Karoline Leavitt 역시 "그린란드 매입은 대통령과 국가안보팀 사이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며 "대통령의 첫 번째 선택지는 언제나 외교"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 원로 상원의원 Mitch McConnell은 "그린란드 소유권을 둘러싼 위협과 압박은 보기에도 좋지 않고, 전략적으로도 역효과"라며, 무력 사용은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에 치명적인 자해 행위"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유럽·캐나다 "그린란드는 그린란드의 것"
유럽과 캐나다는 이번 주 들어 일제히 그린란드의 자치와 주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덴마크 편에 서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프랑스 외무장관 장노엘 바로는 독일·폴란드와의 협의를 예고하며 "유럽은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도 덴마크와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밝혔으며, 핀란드 의회 외교위원회는 이 사안을 나토 차원에서 공식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 정상회의 의장 안토니오 코스타는 "국제법 위반은 어디에서든 용납될 수 없다"며 덴마크와 그린란드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덴마크 외무장관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과 그린란드 자치정부 외교 책임자 비비안 모츠펠트는 루비오 장관과의 긴급 회담을 요청하며 "고함과 위협 대신 이성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린란드 출신 덴마크 의원 아야 켐니츠는 "그린란드는 결코 판매 대상이 아니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보 명분'에 대한 덴마크의 반박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 선박이 그린란드 인근 해역을 활발히 오가고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덴마크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덴마크 정부는 "누크 피오르에 러시아·중국 선박이 즐비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고, 선박 추적 자료 역시 중국이나 러시아 선박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외교로 봉합될까, 동맹의 시험대 될까
루비오 장관의 덴마크 방문은 일단 외교적 출구를 모색하는 신호로 해석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옵션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이번 논쟁은 단순한 영토 문제가 아니라, 트럼프식 안보·자원 전략과 유럽 동맹 질서의 정면 충돌이라는 점에서 향후 미국-유럽 관계의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