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도전하며 상승세를 타던 에릭 스왈웰(Eric Swalwell) 하원의원이 성추문 의혹으로 정치적 몰락을 맞으면서 민주당 내부에 적지 않은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유력 주지사 후보에서 하루아침에 낙마

스왈웰은 반(反)트럼프 진영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며 차기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WSJ에 따르면, 그는 애덤 시프(Adam Schiff) 상원의원과 루벤 가예고(Ruben Gallego) 상원의원 등 민주당 주요 인사들의 지지를 확보하며 정치적 입지를 넓혀왔다. 또한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전 하원의장의 오랜 후원을 받아온 인물로 평가됐다.

에릭 스왈웰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출마했다 사임한 민주당 하웡의원 에릭 스왈웰. FB)

그러나 상황은 급변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 CNN이 복수 여성들의 성추행 및 성폭행 의혹을 보도하면서 스왈웰은 주지사 선거 캠페인을 중단했고, 결국 하원의원직에서도 사퇴했다. 현재 그는 뉴욕과 캘리포니아에서 형사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모든 혐의 부인"... 그러나 정치 생명 타격

스왈웰 측은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의 변호인은 성명을 통해 "제기된 모든 성적 비위 및 폭행 혐의를 단호하고 명백하게 부인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타격은 치명적이었다. 주요 지지자들이 잇따라 지지를 철회했고, 민주당 지도부 역시 사실상 퇴진을 요구했다. 특히 시프와 펠로시는 의혹 보도 직후 스왈웰에게 출마 포기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생활" 의혹... 오랜 소문 현실화

이번 사건은 단순한 스캔들을 넘어 워싱턴 정가의 권력 구조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스왈웰이 젊은 여성 민주당 인사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소문은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당내에서는 근거 없는 이야기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SNS를 중심으로 폭로가 확산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인플루언서와 전직 보좌진, 정치 전략가 등이 연이어 피해 사례를 공개하며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일부 여성은 부적절한 메시지 수신을, 또 다른 여성은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SNS 폭로가 촉발한 '현대형 정치 스캔들'

이번 사건은 스냅챗 메시지, 온라인 폭로 캠페인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확산된 '현대형 정치 스캔들'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콘텐츠 제작자들이 피해자들을 연결하고 언론 보도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기존 정치권 내부의 비공식 정보망을 넘어서는 영향력을 보였다.

한 인플루언서는 "30명 이상의 여성이 경험을 공유했다"며 "단순한 소문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부 책임론 확산

스왈웰의 급격한 몰락은 민주당 내부에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주요 인사들이 언제부터 어떤 정보를 알고 있었는지, 그리고 왜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 전략가들은 "지지 과정에서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며 "이 사건은 단순 개인 문제가 아니라 당 전체의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지사 선거 판도에도 영향

스왈웰은 상대적으로 낮은 관심 속에 시작된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인지도를 바탕으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온 후보였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에 대한 강경한 비판으로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민주당은 유력 후보를 잃었을 뿐 아니라, 선거 전략 전반을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비칠 경우, 민주당 전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은 단순한 스캔들을 넘어 정치 문화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