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시장 예비선거에서 리얼리티 TV 스타 출신 스펜서 프랫(Spencer Pratt)이 예상보다 강한 득표력을 보이며 현직 캐런 배스(Karen Bass) 시장을 향한 유권자 불만을 결집시키고 있다고 폭스뉴스(FOX)가 3일 보도했다.

배스 시장은 1위를 유지하며 11월 결선 진출을 확정 지었지만,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캘리포니아 예비선거는 상위 2명이 정당과 관계없이 본선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LA 시장 선거도 공식적으로는 비정당 선거지만, 도시 전체 유권자 구성은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강하다.

그럼에도 공화당 등록 유권자인 프랫이 2위권에 오르면서, 이번 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를 넘어 배스 시정에 대한 불만 표출의 성격을 띠게 됐다.

스펜서 프랫(Spencer Pratt)
(스펜서 프랫(Spencer Pratt). Facebook)

폭스LA 집계에 따르면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배스 시장은 17만2,720표, 35%를 얻어 선두를 달렸고, 프랫은 15만1,149표, 30%로 2위를 기록했다. 니티야 라만(Nithya Raman) LA 시의원은 11만848표, 22%로 뒤를 이었다.

배스, 과반 실패로 결선행... 정치적 경고음

배스 시장은 개빈 뉴섬(Gavin Newsom)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전 부통령의 지지를 받으며 재선에 나섰다. 연방 하원의원과 LA 시장을 지낸 민주당 중진으로서 정치적 기반도 탄탄했다.

그러나 예비선거에서 과반인 50%를 넘지 못하면서 11월 결선으로 향하게 됐다. 이는 현직 시장에게 적지 않은 정치적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LA 유권자들이 노숙자 문제, 범죄, 주택난, 산불 대응 등을 놓고 배스 행정부에 불만을 표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디언은 배스 시장이 2025년 대형 산불 대응 과정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고, 당시 해외 외교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점과 긴급 대응 예산 문제 등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프랫, 산불 피해자에서 반배스 후보로

프랫은 MTV 리얼리티 프로그램 '더 힐스(The Hills)'로 알려진 방송인 출신이다. 정치 경험은 없지만, 2025년 퍼시픽 팰리세이즈(Pacific Palisades) 산불로 자신의 집을 잃은 뒤 배스 시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그는 산불 복구 지연, 거리 노숙자 문제, 범죄 불안, 시 행정의 비효율성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특히 산불로 1만8,000채 이상 구조물이 파괴된 책임을 배스 시장에게 물으며, 자신을 기존 정치권 밖의 '상식적 대안'으로 내세웠다.

프랫은 개표가 진행되던 선거 당일 밤 기자들에게 "신이 내가 앞으로 5개월 더 우리 시장의 실패를 폭로하길 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그의 선거운동이 단순한 정책 경쟁보다 배스 행정부에 대한 분노와 책임론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라만 추격 따돌리며 결선 가능성 확대

프랫의 약진은 한때 배스 시장의 진보 진영 내 도전자로 주목받았던 니티야 라만 시의원을 밀어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라만은 민주사회주의자 성향으로, 배스 시장보다 더 진보적인 주거·노숙자 정책을 주장해왔다.

라만은 과거 배스와 정치적으로 가까운 인물로 평가됐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현직 시장을 왼쪽에서 압박하는 후보로 나섰다. 그러나 현재 개표 흐름에서는 배스와 프랫에 뒤진 3위에 머물고 있다.

다만 아직 최종 결과는 확정되지 않았다. LA타임스는 배스 시장의 결선 진출은 확실시되지만, 11월 결선 상대가 프랫이 될지 라만이 될지는 남은 우편투표 개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도시에서 공화당 후보의 한계도 분명

프랫이 결선에 진출하더라도 11월 본선 승리는 쉽지 않다. LA는 민주당 성향이 매우 강한 도시이며, 공화당 등록 유권자는 전체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시장 선거가 비정당 선거라고 해도 정당 성향은 여전히 중요한 변수다.

그러나 프랫의 선전은 배스 시장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현직 시장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지 못하고 정치 경험이 없는 방송인 출신 후보와 결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 자체가 유권자 불만의 강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공화당 소속 대럴 아이사(Darrell Issa) 연방 하원의원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프랫이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지지를 얻고 있다며, 이는 배스 시장의 리더십이 비효율적이었다는 불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배스 측 "LA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배스 시장은 자신의 리더십이 LA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고 반박한다. 배스 캠프는 선거 웹사이트를 통해 "수십 년간 증가해온 노숙자 문제, 부족한 주택 공급, 축소된 경찰 인력 문제 속에서 시청의 작동 방식을 바꾸기 위해 나선 사람이 캐런 배스 시장"이라고 주장했다.

또 배스 측은 노숙자 수가 감소하고 있고, 더 많은 주택이 건설되고 있으며, LA경찰국(LAPD)이 신규 경찰관을 채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체감하는 거리 상황과 시정 성과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랫의 돌풍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그는 배스 행정부의 통계나 정책 설명보다 시민들이 실제로 보는 노숙자 문제, 범죄 불안, 산불 복구 지연을 전면에 내세워 지지를 넓혔다.

11월 결선, 배스 시정 평가전 될 듯

이번 LA 시장 선거는 현직 민주당 시장과 정치 경험 없는 외부 후보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전국적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배스 시장이 1위를 차지했음에도 과반 득표에 실패하고, 프랫이 결선 진출권에 접근한 것은 LA 정치권에 뚜렷한 메시지를 던진다.

11월 결선이 배스 대 프랫 구도로 확정될 경우, 선거의 핵심 쟁점은 이념보다 시정 운영 평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산불 대응, 노숙자 문제, 치안, 주택 공급, 관료주의 개혁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배스 시장이 구조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프랫의 약진은 LA 유권자들이 기존 정치권에 보내는 경고로 해석된다. 민주당 강세 도시에서도 행정 실패와 생활 불안에 대한 분노가 커질 경우, 정치 경험이 없는 외부 후보도 결선 무대까지 올라설 수 있음을 보여준 선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