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SpaceX)가 상장 후 급등세를 이어가며 아마존(Amazon)을 제치고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가치가 큰 상장기업에 올라섰다.
미국 증시는 전날 기술주 중심의 강한 랠리 이후 혼조세를 보였고,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합의 세부 내용을 기다리는 가운데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밀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스페이스X 주가는 17일 장 초반 한때 14% 급등했다. 이 흐름이 유지될 경우 스페이스X는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게 된다.
스페이스X의 장중 시가총액은 약 2조9,370억 달러로, 아마존의 약 2조6,54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는 세계 5위 상장기업으로 올라섰다. 장중 기준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시가총액 약 2조9,360억 달러와도 거의 같은 수준에 도달했다.
IPO 이후 주가 63% 급등
스페이스X 주가는 기업공개(IPO) 공모가 대비 약 63% 상승했다. 전날 하루에만 주가가 20% 뛰면서 시가총액이 4,330억 달러 늘었다. 이는 미국 기업 사상 두 번째로 큰 하루 시가총액 증가폭으로, 지난해 엔비디아(Nvidia)가 기록한 더 큰 상승폭에 이어 두 번째다.
스페이스X는 이날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Cursor)를 6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 위성인터넷 스타링크(Starlink), 우주 물류와 국방 관련 사업을 모두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상장 직후부터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를 단순한 우주기업이 아니라 인공지능, 통신, 국방, 우주 인프라를 결합한 차세대 플랫폼 기업으로 보고 있다.
미 증시, 전날 급등 후 방향 엇갈려
미국 주요 지수는 혼조세를 보였다. 전날 나스닥지수는 3% 넘게 급등했지만, 이날은 상승세가 제한됐다.
장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5%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도 0.48% 내렸다.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58% 상승했다.
전날 강하게 올랐던 기술주 일부는 차익실현 압력을 받았지만, 스페이스X를 비롯한 일부 성장주는 강세를 이어갔다. 퀄컴(Qualcomm)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 등 반도체주는 전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5% 넘게 오른 뒤 추가 상승 기대를 받았다.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는 소폭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4.455%로 낮아졌다.
유가, 이란 합의 기대에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80달러 아래에서 거래됐다. 이는 전쟁 초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인 배럴당 약 72달러보다는 여전히 높다. 이는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발표됐지만, 실제 합의문 세부 내용과 이행 방식이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이란이 금요일 서명할 예정인 양해각서의 구체적 내용을 기다리고 있다. 양측은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지만, 공개 발언에서는 합의 내용에 대해 서로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재 시장의 핵심 관심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실제로 다시 열고,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어떤 방식으로 해제할지다.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만큼, 해협 재개방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유가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에너지주는 유가 하락에 약세
유가 하락은 에너지주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옥시덴털 페트롤리엄(Occidental Petroleum), 핼리버턴(Halliburton), 셰브런(Chevron) 등 에너지 기업 주가는 국제유가 하락 속에 약세를 이어갔다.
전쟁 이후 급등했던 에너지 가격이 다시 내려오면서 시장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원유 가격이 전쟁 이전 수준까지 완전히 돌아간 것은 아니어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있다.
일본은행, 1995년 이후 최고 금리로 인상
중앙은행 일정도 시장의 관심사다. 일본은행(BOJ)은 이날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렸다.
이번 주에는 영국은행(BOE), 스위스국립은행(SNB),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도 예정돼 있다. 세 중앙은행은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준의 결정은 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상승과 최근 유가 하락, 기술주 급등,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시장 과열 논란이 겹친 상황에서 나오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
로빈후드, 인력 10% 감축
개별 종목 중에서는 로빈후드 마켓츠(Robinhood Markets)가 인력 감축 발표 이후 상승했다. 회사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 개선을 위해 전체 인력의 약 10%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감원 규모는 약 290명이다.
일본 차량호출 앱 고(Go Inc.)는 도쿄 증시 데뷔 첫날 10% 급등했다. 이는 올해 일본 최대 규모 IPO로 평가된다.
반면 데이브앤버스터스(Dave & Buster's)는 1분기 이익 감소와 매출 하락을 발표한 뒤 주가가 5% 떨어졌다.
시장 초점, 스페이스X와 이란 합의로 이동
이날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 급등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실제로 에너지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지 여부다.
스페이스X는 상장 직후 사흘 만에 아마존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급등하며 기술주 중심 랠리의 새 주역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단기간 급등폭이 워낙 큰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반면 유가 하락은 이란 합의 기대를 반영하고 있지만, 합의문 세부 내용과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절차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증시는 전날 급등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스페이스X의 초대형 랠리와 유가 하락, 중앙은행 회의가 맞물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번 주 내내 기술주와 에너지, 금리 전망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