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브랜즈(Yum Brands)가 피자헛(Pizza Hut) 사업을 총 27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성장세가 둔화된 피자 사업에서 물러나고, 타코벨(Taco Bell)과 KFC 등 더 성장성이 높은 브랜드에 집중하려는 전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얌브랜즈는 16일 사모투자회사 롱레인지 캐피털(LongRange Capital)에 중국 본토를 제외한 피자헛 사업을 약 15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별도 거래로 얌차이나 홀딩스(Yum China Holdings)는 중국 본토의 피자헛 사업을 약 12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두 거래를 합치면 피자헛 매각 규모는 총 27억 달러에 이른다. 얌브랜즈는 거래가 3분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적 부담 된 피자헛, 전략 검토 끝 매각
얌브랜즈는 지난해 말 피자헛에 대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피자헛은 최근 몇 년간 얌브랜즈 전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켄터키주 루이빌에 본사를 둔 얌브랜즈는 피자헛 외에도 타코벨과 KFC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실적 흐름에서는 타코벨과 KFC가 피자헛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왔다.
얌브랜즈 경영진은 16일 투자자 회의에서 이번 거래가 회사가 더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진 브랜드에 집중하고,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거래에서 얌브랜즈 주가는 2% 넘게 상승했다.
미국 피자 시장 성장세 둔화
피자헛 매각의 배경에는 미국 피자 시장의 둔화가 있다. 미국 피자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배달과 테이크아웃 수요 증가로 한동안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최근 성장세는 멈춰섰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믹(Technomic)에 따르면 미국 패스트푸드 피자 체인의 지난해 매출은 2024년보다 0.3% 감소했다. 테크노믹이 추적하는 10개 외식 카테고리 가운데 해당 기간 매출이 줄어든 유일한 분야였다.
미국 피자 체인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310억 달러로 외식 카테고리 중 6위를 기록했다. 2019년에는 4위였지만, 이후 순위가 낮아졌다.
피자헛, 미국 내 매출 2년가량 감소
크리스 터너(Chris Turner)가 지난해 얌브랜즈 최고경영자에 오른 이후, 그는 피자헛 매각 의사를 밝혀왔다. 미국 내 피자헛 매출은 약 2년 동안 감소세를 이어왔다.
테크노믹에 따르면 피자헛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피자 레스토랑 운영업체다. 미국 내 매장은 약 6,300개이며, 지난해 국내 매출은 51억 달러였다. 전 세계적으로는 약 2만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얌브랜즈는 올해 미국 내 실적이 부진한 피자헛 매장 약 250곳을 폐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업계 어려움에 대응해 매장을 줄이고 있는 파파존스 인터내셔널(Papa John's International)의 움직임과도 맞닿아 있다.
메뉴·프로모션 강화에도 회복 제한
피자헛은 올해 미국 시장에서 다양한 할인 행사와 신메뉴를 내놓으며 매출 회복을 시도했다. 새 멤버십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크리스피 파마산 팬 피자(Crispy Parm Pan Pizza)를 비롯한 새로운 크러스트 메뉴도 선보였다.
또 과거 인기를 끌었던 청소년 독서 장려 프로그램 '북 잇!(Book It!)'을 여름 기간 다시 도입하며 향수를 자극하는 마케팅도 펼쳤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미국 피자 시장의 경쟁 심화와 소비자 수요 둔화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피자헛은 얌차이나가 인수
중국 본토의 피자헛 사업은 얌차이나가 인수한다. 얌차이나는 얌브랜즈와 별도 회사로 운영되고 있으며, 중국 내 KFC와 피자헛 등을 운영해왔다.
얌브랜즈에 따르면 피자헛은 중국에서 가장 큰 캐주얼 다이닝 브랜드다. 지난해 중국 피자헛 매출은 23억 달러였고, 매장 수는 4,375곳에 달한다.
중국 피자헛은 일반 피자뿐 아니라 스테이크와 파스타 등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 다만 중국의 음식 배달 시장 경쟁이 매우 치열해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얌차이나는 피자헛 중국 사업을 인수하면 메뉴, 매장, 운영 개선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롱레인지 "피자헛은 충성 고객 가진 글로벌 브랜드"
중국을 제외한 피자헛 사업을 인수하는 롱레인지 캐피털은 피자헛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강조했다.
롱레인지의 창업자이자 매니징 파트너인 밥 벌린(Bob Berlin)은 "피자헛은 풍부한 유산과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을 가진 사랑받는 글로벌 브랜드"라며 "이런 브랜드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롱레인지는 올해 초 헬스장 체인 24아워 피트니스(24 Hour Fitness)를 인수하기로 한 바 있다. 이 회사는 관과 화장 단지를 만드는 베이츠빌(Batesville)도 보유하고 있다.
얌브랜즈, 23억 달러 순수익 예상
얌브랜즈는 이번 피자헛 매각으로 약 23억 달러의 순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는 이와 함께 이사회가 4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 승인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피자헛 매각으로 확보한 자본을 주주환원과 성장 브랜드 투자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피자헛은 오랫동안 얌브랜즈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였지만, 최근 외식 시장의 변화 속에서 회사의 핵심 성장 동력에서는 밀려났다. 이번 매각은 얌브랜즈가 피자 사업의 회복을 직접 주도하기보다,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타코벨과 KFC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다시 짜려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피자헛 매각, 외식업 재편 신호
이번 거래는 미국 외식업계에서 피자 카테고리가 직면한 어려움을 보여준다. 팬데믹 이후 강했던 배달·테이크아웃 수요는 둔화됐고, 소비자들은 가격 부담 속에서 더 신중하게 외식비를 쓰고 있다.
피자헛은 여전히 전 세계 2만 개 매장을 가진 대형 브랜드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매출 감소와 부진 점포 정리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얌브랜즈는 이번 매각을 통해 피자 사업에서 한발 물러나고,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브랜드에 자원과 경영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반면 롱레인지와 얌차이나는 각각 글로벌 피자헛 사업과 중국 피자헛 사업을 맡아 브랜드 회복과 운영 개선을 추진하게 된다.
거래가 예정대로 3분기에 마무리되면, 피자헛은 얌브랜즈의 핵심 포트폴리오에서 분리돼 새로운 소유 구조 아래 재정비에 들어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