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터키를 방문했다. 미국 주도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에 대한 일부 유럽 동맹국들의 소극적 태도에 강한 불만을 품은 채다.

폭스뉴스(Fox News)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기간 지속해온 나토 방위비 분담 압박 캠페인에 새로운 전선을 추가한 셈이다.


이번 정상회의는 화요일과 수요일 양일간 터키 앙카라에서 개최되며, 공식 의제는 방위비 지출 확대, 우크라이나 지원, 러시아에 대한 나토의 장기 전략에 집중될 예정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란 작전을 둘러싼 동맹 내 갈등이 회의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정상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을 나토 내 몇몇 핵심 갈등 상대들과 직접 마주하게 만든다. 그중에서도 특히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Pedro Sánchez) 총리가 주목받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미국의 이란 공격을 "불법적이고, 터무니없으며, 잔인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주나토 미국 대사 매슈 휘태커(Matthew Whitaker)는 수요일,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작전 기간 중 자국 기지 사용이나 영공 통과를 거부한 동맹국들, 그리고 공습을 비판하는 정치적 성명을 낸 국가들에 대해 여전히 "실망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휘태커 대사는 "대통령은 일부 동맹국들이 자국 내 기지 사용을 허용하지 않은 것과,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 개시 당시 나온 정치적 성명들에 대해 매우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란 작전을 둘러싼 갈등의 구체적인 사례도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영국은 처음에 자국 기지에서의 대이란 공습을 허용하지 않았다가, 이란의 공격이 격화되자 뒤늦게 입장을 번복했다.

스페인은 전투 작전을 위한 영토 및 영공 사용을 거부하면서 산체스 총리가 공개 비판까지 쏟아냈다. 이탈리아는 자국 내 미군 기지에서 이륙하는 비행이 전투 임무가 아닌 군수 지원에 한정된다고 주장하며 거리를 뒀고, 독일은 핵심 군수 허브 역할은 수행했지만 군사작전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지는 않았다.

유럽 각국 정부는 국내 법적 제약과 중동 분쟁에 더 깊이 연루될 것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자국의 입장을 정당화했다. 이후 일부 동맹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상업 항로 복구를 목표로 한 해양 안보 작전에 지원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은 초기 대응에서 보인 소극적 태도가 이번 정상회의에 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갈등이 공식 의제를 압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방위비 분담과 유럽 밖의 분쟁에서도 동맹국들이 미국을 지원할 의지가 있는지에 관한 보다 근본적인 의문을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의장으로 가져오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은 공개 발언에서도 이미 명확히 드러났다. 정상회의 참석 전, 그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개인적 관계 때문에 참석을 결정했다고 밝히며 일부 동맹국들의 방위비 지출과 나토에 대한 헌신 의지를 거듭 비판했다. 지난 6월 24일 백악관에서 그는 기자들에게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에서 개최한다는 사실이 아니었다면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서 그는 이란 작전 지원을 거부한 스페인과 다른 동맹국들을 겨냥해 "스페인과는 문제가 있다"고 직접 지목했다.

이란 갈등을 둘러싼 긴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년간 이어온 나토 비판과 맞닿아 있다. 그는 1기와 2기 재임 기간 모두 나토가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비판해왔다. 방위비 지출 공약을 지키지 않는 동맹국들을 방어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고, 나토 탈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 3월 6일에는 "돈을 내지 않으면 지켜주지 않겠다"며 "미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그들이 우리를 도우러 오겠느냐? 올 의무는 있지만, 나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동맹국들에게 국내총생산(GDP) 대비 5%를 방위비로 지출하라는 나토의 새 기준을 충족할 것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목요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훨씬 많은 돈을 나토에 지출하며 그들을 보호하고 있지만, 그로 인한 혜택은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썼다.

휘태커 대사는 행정부가 방위비 분담 문제를 단순한 국방 예산을 넘어 더 광범위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더 많이 기여하는 나라가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누려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방위비 지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동맹국들에 대한 대응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확인하면서, 더 많이 기여하는 국가들에게는 방산 조달 우선권 부여에서 미국 지도층과의 더 긴밀한 협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휘태커 대사는 이란 작전이 나토 동맹국들 간의 군사 역량 격차도 부각시켰다고 지적했다. 일부 동맹국은 "정교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국가들은 미국 주도의 대규모 작전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의의 공식 의제와 실제 분위기 사이에 큰 간극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의 범대서양 안보 이니셔티브(Transatlantic Security Initiative) 토리 타우시그(Torey Taussig) 소장은 "의제에는 없지만 전체 분위기를 지배하는 문제들 때문에 기대치가 낮다"고 말했다.

전 국방부 부차관보 이언 브제진스키(Ian Brzezinski)는 사전 브리핑에서 이란 분쟁으로 인해 이번 정상회의에 "두 개의 성적표"가 올라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 강화라는 나토의 전통적 우선순위이고, 다른 하나는 이란 분쟁에서 어떤 동맹국이 미국에 가장 협력적이었는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평가라는 것이다.

한편 에픽 퓨리 작전의 후폭풍은 정상회의의 공식 의제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유럽 정상들 사이의 비공개 대화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