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과의 협상 틀(framework deal) 일환으로 제공했던 석유 제재 면제(sanctions waivers)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폭스뉴스(Fox News)가 7일 보도했다.

이란이 6일(월)과 7일(화) 호르무즈해협(Strait of Hormuz)을 지나던 상선들을 잇따라 공격하면서 양측 관계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든 데 따른 조치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이란이 월요일과 화요일 사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상선 3척을 공격했다고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피살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Ali Khamenei)의 장례 기간 동안 이란에 "일주일의 휴전"을 부여했다고 밝힌 직후 벌어진 공격이어서 파장이 더욱 크다.

미-이란 긴장 고조
(미-이란 신뢰 균열, 다시 무력충돌 가나, AI)

미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거듭 강조해왔듯, 이란과 체결한 양해각서(MOU)는 전적으로 이행 실적에 기반한다. 이란이 혜택을 누리려면 반드시 올바른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제재 면제를 철회할 것임을 공식 확인했다.

당국자는 "호르무즈해협에서의 이란 행동은 미국으로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상응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도 "우리 협상단은 최종 합의를 향해 성실하게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철회된 제재 면제는 지난 6월 체결된 양해각서에 포함된 조치였다. 해당 각서는 워싱턴과 테헤란 간 60일간의 협상 기간을 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양측은 포괄적 평화 협정을 추진하는 동안 군사 작전을 중단하기로 합의했고, 이란은 제한적 경제 혜택인 석유 제재 면제를 대가로 호르무즈해협을 상업 운항에 다시 개방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공격은 세계에서 가장 통행량이 많은 해상 병목지점 중 하나를 지나던 상선들을 겨냥했다. 영국 해상 당국은 월요일 오만(Oman) 해안 인근에서 선박 한 척이 발사체에 피격됐다고 확인했다. 이란 관영 언론은 해당 선박이 이란군의 경고를 무시했다고 보도했으며, 공격으로 선박에 화재가 발생했지만 즉각적인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요일에는 영국 해상무역운영센터(UKMTO)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던 또 다른 유조선이 미확인 발사체에 피격됐다고 발표했다. UKMTO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구조적 손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나 인명 피해나 환경 영향은 없었다. UKMTO는 사건 조사를 계속하는 한편, 해협을 통항하는 선박들에 주의를 기울이고 의심스러운 활동을 신고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공격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수송로 중 하나를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이란에 제공했던 핵심 양보를 철회함으로써, 취약한 휴전이 양측의 포괄적 평화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약 5분의 1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상선 통항 차질은 세계 에너지 시장과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된다.

월요일 피격된 선박 중 한 척은 카타르 국적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알 레카야트(Al Rekayyat)로 확인됐다. 이란은 이 공격을 인정하면서, 관영 언론을 통해 해당 유조선이 "반복된 경고"를 무시하고 미국의 지원을 받아 오만 인근 해협 남쪽 항로를 계속 통항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피격 선박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원유 운반선 웨단(Wedyan)으로, 역시 미 당국자가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의 피해를 확인했다.

 

피해 원인은 즉각 밝혀지지 않았으며, 폭스뉴스 디지털은 선박 운항사 바리(Bahri)와 주미 사우디 대사관에 논평을 요청한 상태다. 백악관과 국방부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며, 중동 군사 작전을 이끄는 중부사령부(Central Command) 역시 논평을 거부했다.

이번 공격 재개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전략에도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불과 며칠 전 백악관은 피살된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장례 기간을 고려해 이란과의 협상을 일시 중단하고, 애도 기간이 끝난 후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 러시모어산(Mount Rushmore) 연설에서 이란이 수개월간의 군사적 압박을 받은 끝에 "합의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말하며, 미국이 "우리가 관대하기 때문에 장례식을 위해 일주일을 쉬게 해줬다"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중단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국과 이란 당국자들은 하메네이의 수일간의 장례 행렬이 마샤드(Mashhad)에서의 안장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협상을 미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통행 관리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며, 이 전략적 수로를 지나는 상선에 통행료를 징수하려 시도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협이 국제 자유 항행에 개방된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며 이란의 입장을 거부하고 있다.

이란은 최근 이란 당국이 승인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는 상업용 유조선은 "강경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으며, 이번 공격은 올해 초 미·이란 갈등이 시작된 이후 상선을 겨냥한 수차례의 공격에 이어 발생했다.

이번 공격은 6월에 체결된 양해각서에 따라 수립된 취약한 휴전 체제를 또다시 시험하는 사건이다. 해당 협정은 협상 기간 동안 해협 재개방과 군사 작전 중단을 명시하고 있었다. 앞서 6월 25일에는 이란이 오만 해안을 따라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던 싱가포르 국적의 화물선 M/V 에버 러블리(M/V Ever Lovely)를 자폭 드론으로 공격했으며, 이에 미국은 이란의 미사일·드론 및 해안 레이더 기지에 보복 타격을 가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당시 공격을 "명백한 휴전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상업용 운항은 미·이란 휴전 이후 최근 며칠간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나, 운항량은 여전히 역대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선박 추적 업체 클플러(Kpler)에 따르면, 일일 통항 선박 수는 약 30~60척 수준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의 대이란 공습 작전인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 이전의 하루 약 140척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