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고 오랫동안 교착 상태에 빠졌던 F-35 스텔스 전투기 판매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폭스뉴스(Fox News)가 7일 보도했다. 터키가 러시아산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매한 이유로 해당 프로그램에서 퇴출된 지 수년 만에 나온 극적인 정책 전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제36차 NATO 정상회의에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 터키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갖고, 터키 방위 산업에 부과된 제재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알겠죠?" 라고 말하며 "그 질문에 답하느라 시간 낭비하게 하고 싶지 않다. 때가 됐다. 우리는 친구에게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F-35 전투기 판매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터키가 러시아제 S-400 방공 시스템을 구매한 것과 연계된 법적 제한에도 불구하고 F-35를 팔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 앉아 있는 사람들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왜 안 하냐'고 생각한다"며 "터키는 여러 면에서 충성스럽다고 여겼던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더 충성스러웠다"고 말했다.
터키의 S-400 보유에 대한 우려를 묻는 질문에는 "어떤 것에도 우려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와의 방위 협력을 복원하겠다는 가장 분명한 의사 표시로 평가된다. 수년간 이어진 양국 관계 악화 이후, 미국은 수개월에 걸쳐 NATO 최대 규모 군사력 중 하나인 터키와의 군사 협력 재개를 모색해 왔다.
터키는 러시아제 S-400 방공 시스템을 인도받은 2019년 다국적 F-35 프로그램에서 제외됐다. 미국은 크렘린이 만든 시스템을 미국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와 함께 운용할 경우 미국의 민감한 기술이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미 의회는 '미국의 적국 제재법(CAATSA·Countering America's Adversaries Through Sanctions Act)'에 따라 제재를 부과했다.
의회는 오랫동안 터키의 F-35 접근권 복원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 중 하나였다. 여야를 막론한 의원들은 터키가 러시아제 S-400을 계속 보유하고 미국의 이익에 반한다고 판단되는 정책을 추진하는 한, 미국의 가장 첨단 전투기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치적 반대뿐 아니라 법적 장벽에도 직면해 있다. 대통령은 제재 정책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지만, 의회는 터키의 S-400 구매 이후 추가 제한 조항을 입법화했다.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제1245조는 행정부가 러시아 미사일 시스템과 관련한 법적 요건을 터키가 충족했다고 인증하지 않는 한 F-35 항공기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
최근 며칠 사이에는 여야 하원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F-35 판매를 추진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들은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채 판매를 강행하면 미국 법을 위반하고 국가 안보를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원들은 또 터키가 S-400을 계속 보유하고 있고, 하마스(Hamas)를 지원하며, NATO 동맹국인 그리스·키프로스와 갈등을 빚고 있는 점을 들어 터키의 스텔스 전투기 접근권 복원에 폭넓은 우려를 표명했다.
미 국방부(Pentagon)는 S-400의 정교한 레이더가 정상 운용 과정에서 F-35의 레이더 반사 특성과 전자 프로파일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으며, 만약 이 정보가 러시아에 공유될 경우 향후 분쟁에서 러시아가 해당 항공기를 더 잘 탐지하고 격추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2019년 터키를 F-35 프로그램에서 퇴출시킬 당시 백악관은 "F-35는 자신의 첨단 능력을 파악하는 데 쓰일 러시아 정보 수집 플랫폼과 공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시 국방부 조달 담당 차관 엘런 로드(Ellen Lord)도 터키가 두 시스템을 함께 운용하도록 허용하면 "F-35의 강점 상당 부분이 스텔스 능력에 있기 때문에" F-35 프로그램의 장기적 안보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