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고위급 나토(NATO) 정상회의에서 나토 동맹국들을 강하게 비판하며 "나토는 두 가지 핵심 시험에 실패했다"고 선언했다고 폭스뉴스(Fox News)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나토가 그린란드 문제에서 보인 태도 때문에 불만족스럽고, 테러 지원국 1위인 이란 문제에서 우리를 돕지 않으려 했던 것도 불만"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맹국들은 우리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나토에서의 트럼프 대통령
(나토에서의 트럼프 대통령. WH X)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나는 실제로 시험해보고 싶었다. 그들이 우리 편에 있을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덧붙이며, 동맹국들의 반응 자체가 일종의 '테스트'였음을 시사했다.

■ 그린란드 문제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령 자치 섬 그린란드(Greenland)에 대한 야욕을 지속적으로 드러내 왔다. 그린란드는 국방·외교·통화 정책 면에서 덴마크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그린란드 주민들은 공식적으로 덴마크 시민권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는 제안을 여러 차례 해왔으며, 이번 터키 정상회의 전날인 7일에도 "그린란드는 글로벌 안보에 매우 중요하며, 덴마크가 아닌 미국이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가 미국의 미사일 경보 시스템과 북극 방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들어 영토 획득이 필수적이라고 거듭 강조해 왔다. 중국과 러시아가 해당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도 그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의 안보를 위해,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획득 시도가 사실상 나토 동맹국들이 미국을 지지할 의지가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덴마크는 그린란드와 그 주민들을 위해 실질적인 지출을 하지 않는다"며 "그린란드 주변은 중국 군함과 러시아 군함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덴마크 총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다시 한번 "그린란드는 팔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덴마크는 우리 자신의 영토를 포함해 나토의 모든 구역을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모든 동맹국을 포함한 모든 이가 그린란드 주민들의 자결권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며 "우리는 주권 국가이며, 모두가 우리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이란 문제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Iran)과의 전쟁도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잠정적으로 합의됐던 이란과의 휴전이 "끝났다"고 선언했으며, 미국이 이란에 대한 새로운 공습을 개시한 뒤 이란을 향해 "쓰레기"이자 "악의 세력"이라고 격렬하게 비난했다.

이란과의 협상 프레임워크로 마련됐던 양해각서(MOU)는 이란에 너무 많은 것을 양보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에서 무역 선박들을 공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인내심을 잃고 이란과의 협상을 "시간 낭비"라고 규정했다.

■ 나토 분담금 논란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나토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특히 회원국들이 연간 약 1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국방비를 무임승차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나토 회원국 중 국방비 지출 2위인 독일조차 미국 지출액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각 나토 회원국이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할 것을 요구했으며, 미국에 실질적인 이익이 없다고 주장하며 나토 탈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터키 대통령 집무실 복합 단지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진행됐으며, 나토 32개 회원국 정상들과 수천 명의 외교관, 기자, 초청 인사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