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역대 최대 규모로 개편한 음성 비서 시리(Siri)를 iOS 27 퍼블릭 베타를 통해 일반 사용자에게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올가을 정식 출시에 앞서 일반 이용자들도 새로운 AI 비서를 미리 체험해볼 수 있게 됐다고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TechCrunch)가 15일(수) 보도했다.
이번 퍼블릭 베타 공개는 애플이 AI 기반 시리를 개발자 대상을 넘어 일반에 광범위하게 선보이는 첫 사례다.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된 애플 기기가 약 25억 대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퍼블릭 베타 설치자가 전체 이용자 중 일부에 불과하더라도 이는 애플이 재설계한 AI 비서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테스트가 될 전망이다. 이 새로운 시리는 챗GPT(ChatGPT), 제미니(Gemini), 클로드(Claude) 등 경쟁 AI 챗봇에 대한 애플의 답이기도 하다.
시리 AI 업데이트는 지난 6월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공식 발표된 바 있다. 이번 개편으로 다소 노후화됐다는 평가를 받던 음성 비서 시리는 한층 강력한 AI 기반 도구로 탈바꿈했다. 새 시리는 이메일, 사진, 메시지 등 사용자 기기 내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화면에 표시된 내용에 반응하며, 오늘날의 다른 AI 챗봇들처럼 세계 지식에 기반한 답변을 제공한다.
새 시리는 운영체제 전반에 걸쳐 더욱 깊이 통합됐다. 기존처럼 "헤이 시리(Hey Siri)"라고 부르거나 측면 버튼을 눌러 호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화면 상단의 검은색 바인 다이내믹 아일랜드(Dynamic Island)를 아래로 스와이프해서도 실행할 수 있다. 또한 아이폰 내장 검색 도구인 스포트라이트(Spotlight)에도 통합돼, 사실상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줄 수 있을 만큼 기능이 강화됐다.
시리는 이번에 처음으로 독립형 앱도 갖추게 됐다. 이는 챗GPT나 제미니 같은 챗봇 사용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선호할 만한 방식이다. 다만 시리가 이미 아이폰 전반에 워낙 깊숙이 통합돼 있는 만큼, 굳이 별도 앱을 통해 접근할 필요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그레이드된 시리는 아이폰용 iOS 27뿐 아니라 아이패드, 맥, 애플워치, 카플레이(CarPlay), 에어팟, 애플TV, 비전 프로(Vision Pro) 등 애플의 전 제품군에서 이용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시리 AI는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기반으로 하며, 기기 내에서 구동되고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Private Cloud Compute)를 활용하는 애플의 새로운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s)을 사용한다. 애플은 이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글(Google) 및 구글의 제미니 모델과 협업해 구축했지만, 이는 단순히 제미니의 이름만 바꾼 버전이 아니다. 애플의 모델은 애플 실리콘(Apple Silicon)에 맞춰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독자적으로 만들어졌으며, 구글 제미니를 '증류(distill)'하는 방식을 거쳤다. 이는 제미니를 활용해 iOS 및 다른 애플 소프트웨어에 내장할 수 있는 더 작고 효율적인 모델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한편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는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가 저장되거나 애플이 접근할 수 없도록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시리 AI 개발자 버전에 대한 초기 테스트에서는, 새 비서가 사진 라이브러리에서 특정 사진을 찾거나, 단체 문자 메시지를 요약하거나, 문자로 받은 약속을 캘린더에 추가하거나, 카메라에 비친 음식의 영양 정보를 조회하는 등 기본적인 작업들을 한층 더 잘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근 지역 행사 일정이나 최신 뉴스처럼 평소 같으면 직접 웹 검색을 해야 했던 질문에 대한 답변 능력도 개선됐다.
다만 개발자 베타 단계에서는 시리가 이따금 오류 메시지를 띄우거나 혼란스러운 답을 내놓기도 했다. 예컨대 기자가 이란(Iran) 관련 최신 뉴스를 물었더니, 시리가 연락처에서 '이란'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찾아 나선 사례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앱을 따로 열 필요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리가 일상 디지털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반적으로 올해 개발자 베타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돼 왔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퍼블릭 베타 설치를 더욱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베타 버전 설치는 항상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기기가 아무런 오류 없이 완벽하게 작동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오는 9월로 예상되는 iOS 27 정식 출시까지 기다리는 편이 나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