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폭스뉴스(Fox News)는 21일(금)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현지에서 흑인 유권자 약 12명을 인터뷰한 결과, 대다수가 민주당이 자신들의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거나 흑인 유권자의 지지를 당연시해 왔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오는 11월 미시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흑인 유권자들이 결정적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오랫동안 민주당의 안정적 지지 기반으로 여겨졌던 흑인 유권자층에서 이탈 조짐이 감지되면서 민주당의 승리 전략에 변수가 생겼다는 것이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믿는 흑인 미국인의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로 나타났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에 따르면 스스로를 민주당 지지자로 규정하는 흑인 유권자 비율은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10%포인트 하락했다.
디트로이트 출신 흑인 주민 달리아(Dalia)는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그들(민주당)이 하는 일 중 일부는 그냥 우리를 입 다물게 하려는 것 같다"며 "그러고는 '자, 됐지' 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디트로이트 지역 흑인 유권자 빈센트(Vincent)도 "그들은 실제로 흑인, 특히 노동계급 흑인들이 관심을 갖는 문제들을 다루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흑인 유권자는 "항상 흑인 표를 얻기 위한 술수로 온갖 약속을 해놓고, 일단 그 표가 확보되면 다시 예전 방식 그대로 돌아간다"고 꼬집었다.
◇ 민주당 상원 후보, 흑인 밀집 지역서 고전
민주당 내부적으로도 이번 상원 후보의 예비선거 결과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진보 성향 후보 압둘 엘사예드(Abdul El-Sayed)는 이달 초 치러진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의원 예비선거에서 헤일리 스티븐스(Haley Stevens) 하원의원을 근소한 차이로 꺾고 승리했다. 그러나 폭스뉴스는 이 승리가 예상보다 훨씬 아슬아슬했으며, 그 배경에 흑인 유권자들의 표심이 있다고 짚었다.
정치매체 더힐(The Hill)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흑인 주민 비율이 15% 이상인 카운티에서 스티븐스 의원은 엘사예드 후보를 평균 8%포인트 앞섰다. 흑인 유권자가 많은 지역일수록 엘사예드 후보가 고전한 셈이다. 반면 엘사예드 후보는 아랍계 미국인 밀집 지역인 디어본(Dearborn)과 햄트래믹(Hamtramck)에서는 강세를 보였다.
디트로이트 주민 파리시아(Parisia)는 "아랍계 유권자들이 상원 후보와 잘 통하는 것 같다"며 "그러니 그는 이미 자기편에 충분한 사람들이 있어서 굳이 우리를 우선순위에 둘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뉴스의 '파워 랭킹스(Power Rankings)'는 미시간주 상원 선거를 초박빙(toss-up)으로 분류하는 한편, 민주당에 대한 흑인 지지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 공화당 "사회주의 성향 후보들이 흑인 표 결집 어려울 것"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대변인 헌터 러벨(Hunter Lovell)은 폭스뉴스 디지털에 "엘사예드나 윌리엄 로런스(William Lawrence) 같은, 테러리스트에 동조적이고 사회주의 성향인 후보들이 본선에서 민주당을 단결시킬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헛된 기대"라며 "이들은 경력 내내 흑인 미국인들을 폄하해 왔다"고 주장했다.
로런스는 러벨이 함께 언급한 또 다른 민주적사회주의자(DSA) 성향 후보로, 미시간에서 톰 배럿(Tom Barrett) 공화당 하원의원과 맞붙고 있다. 로런스는 과거 자신의 팟캐스트 '헤게모니콘(Hegemonicon)'에서 흑인 민주당 지도자들이 기득권을 지지함으로써 "백인 좌파의 이빨을 뽑아버린다"고 잘못 발언한 바 있다고 허핑턴포스트가 당시 보도했다.
그는 2024년 방송에서 "구세대 흑인 정치 지도부가 이런 전통주의적, 기득권적 민주당의 기둥 역할을 통해 기득권적·자본주의적·제국주의적 미국 권력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며 "이는 정말로 백인 좌파의 이빨을 뽑아버리고 우리를 불가능한 처지에 몰아넣는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의회흑인코커스(Congressional Black Caucus) 정치행동위원회(PAC)는 로런스를 지지하는 이들에게 "그의 혐오 발언을 규탄하고 지지를 철회하라"는 성명을 냈다. 폭스뉴스 디지털은 로런스 측에 입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 엘사예드 개인엔 호감… 피커 연루 논란은 부담
흥미로운 점은 민주당에 회의적인 흑인 유권자들 중 상당수가 엘사예드 개인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감정을 보였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호감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 성향 스트리머 하산 피커(Hasan Piker)와의 관계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피커는 2024년 실시간 방송에서 민주당의 국경 정책을 다루며 "흑인들이 국경 문제에 관심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흑인들이 뭘 신경 쓰는지, 혹은 당신이 흑인들이 뭘 신경 쓴다고 생각하는지 나는 전혀 관심 없다"고 반응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이민 정책의 우경화를 방어하기 위해 흑인 유권자들을 "방패"로 이용한다고 비난하며 "그냥 입 닥치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은 이후 엘사예드 비판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인용되고 있다.
디트로이트 지역의 한 흑인 여성 주민은 엘사예드가 피커와 함께 선거운동을 벌인 사실에 "충격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다면 분명 흑인 유권자들에게 관심이 없다는 뜻"이라며 "흑인 유권자에게 반대하는 건 아니더라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을 자기와 함께 뛰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구애받지 못하면 투표하지 않는다"
디트로이트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흑인 목사는 엘사예드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으며 강하게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민주당이 흑인 표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키스(Keith)라는 이름의 이 목사는 엘사예드에 대해 "그는 우리를 이해한다"고 평가하면서도, 민주당이 "구애받지 못하고 소통되지 않으면 우리는 굳이 투표하러 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