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의 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5일 서울역과 고속버스 터미널, 공항은 고향을 찾는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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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수년째 이어지는 불경기와 세월호 참사 등 잇따른 사고로 인한 울적함을 접어둔 채 가족과의 재회를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귀성길에 올랐다.

이날 서울역에는 이른 오전부터 여행용 가방을 바리바리 싸들고 열차를 타려는 귀성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에는 홀로 귀향하는 20대 남녀들이 다수였으나, 귀성행렬이 본격화된 오후부터는 가족단위 귀성객들이 주를 이뤘다. 역사내 의자는 앉을 곳이 없을 정도였으며, 중소기업 상품 전시장 등에선 미처 선물을 마련 못한 귀성객들이 가족에게 줄 선물을 고르느라 고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오늘과 내일, 모레까지 귀성길 좌석은 다 매진된 상태지만 입석은 일부 남아있는 곳이 있다"면서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입석 여부를 확인한 뒤 표를 구매할 것을 권했다.

사회 초년생 이지현(26·여)씨는 "작년까지 취업이 안돼 한 2~3년 함평에 있는 조부모댁을 찾지 못했다"면서 "연휴에 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대체휴일 덕분에 시골도 내려가고 좀 쉴수도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큰 등산가방을 매고 서울역 광장을 부지런히 걷던 김재영(35)씨 부부는 "연휴가 긴데 반차까지 쓰기는 눈치가 보였지만, 포항 부모님을 일찍 찾아뵙고 지리산 둘레길도 들러볼 생각에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도 다소 한산했던 오전과 달리 오후부터 인파가 몰렸다. 매표창구 앞에는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섰고, 대합실 인근 카페와 식당은 승차시간을 기다리는 손님들로 만석을 이뤘다. 오후3시까지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총 572대의 버스가 서울을 빠져나갔다.

2살된 딸을 데리고 귀향하는 주부 김진희(35·여)씨는 "시댁 어른과 친정 부모님들을 모두 찾아뵙고 올 계획"이라며 "어린 딸이 차멀미 하지 않고 무사히 고향에 도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속리산, 안면도, 김제, 완주, 화순, 충주, 당진, 보령 등 배차버스가 많지 않은 곳은 이미 모든 좌석이 매진됐다.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귀성객들도 있었으나 많지는 않았다.

터미널 관계자는 "요즘은 모두 인터넷으로 예매하는 추세여서 그런지 현장에서 표를 사는 줄이 예전만큼 길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이날 오전 서울역에서는 이날 오전 서울역에서는 추석 연휴길에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잊지 말아 달라는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의 서명운동이 진행됐다. 정부의 의료민영화와 철도민영화 정책에 반대하는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들도 이와 관련된 선전물을 배포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승강장에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휠체어를 타고는 고속버스에 탑승할 수 없어 추석 명절에도 고향에 갈 수 없다"면서 시외버스와 고속버스를 저상버스로 교체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고속도로는 오후 4시 현재까지 대부분 구간에서 원활한 통행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서울, 인천 등 수도권과 천안, 대전 주변 하행선, 부산 인근 고속도로 등에서는 오후부터 지정체가 본격화한 모양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승용차를 몰고 갈 때의 예상 소요시간은 6시간 20분, 광주까지의 예상 소요시간은 4시간 30분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추석 연휴 귀성길은 추석 이틀 전인 6일 오전, 귀경길은 추석 당일인 8일 오후에 고속도로 혼잡이 가장 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5∼11일 7일간의 전국 예상 이동인원은 3천945만 명으로 지난해 추석(3천482만 명)보다 13.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