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방향타를 쥔 조타수로 부각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올해 초 공화당 내 대선주자들에 밀려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던 베이너 하원의장이 다시금 공화당의 강력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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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너 하원의장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권한 남용 혐의로 제소하는 결의안을 지난 7월 하원에서 통과시켰으나, 실제로는 오바마 대통령이 제소되지도 않는 등 이렇다할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해왔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지난 18일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베이너 의장의 연설 중 "모든 미국인이 신고서 두 장만으로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을 들어 그가 공화당 내에서 입지가 여전히 확고함을 보여주었다고 언론들은 해석했다.

베이너 의장이 '감세'라는 전통적인 공화당의 의제 중 하나를 제시함으로써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쓸 '무기' 중 하나를 분명히 제시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6월 실시된 버지니아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당내 '2인자'로 꼽혔던 에릭 캔터 전 하원 원내대표가 패배하며 의사당을 떠나면서 공화당 후계 구도에 큰 혼란이 벌어졌다.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켄터키) 의원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도전을 받아야 하는 처지여서 공화당 전체를 이끌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결국 가장 오랜 24년의 의원 경력을 가진 베이너 의장이 공화당의 방향타를 잡게 된다는 것이다.

공화당 내 원리주의 정치단체 '티파티'의 지원을 업고 캔터 전 원내대표의 후계자 자리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든 라울 라브라도(아이다호) 하원의원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베이너) 의장에게 누가 당장 나서서 도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에서 오랫동안 대표적인 '베이너 비판론자'로 꼽혔던 스티브 킹(공화·아이오와) 하원의원도 베이너 체제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