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서울에 있는 아파트의 평균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도시 근로자들이 가구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6년 동안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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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부동산114는 전국 아파트 887만여 가구의 지난달 기준 전세금과 통계청의 올해 2분기 도시근로자 가구(2인 이상 기준) 소득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밝혔다.

서울의 지난달 평균 전세가격은 3억2696만원으로 올해 2분기기준 도시 근로자 가구의 연간 소득(5459만원)의 6.0배에 달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금 마련에 걸리는 기간은 평균 1년5개월 이상 늘어났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도 아파트 전세금은 3.6년치, 전국은 3.4년치의 소득에 해당했다.

이는 전세금 상승폭이 소득 증가세보다 컸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달 말 기준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2012년 말(2억7768만원)보다 17.7%나 뛴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전인 2004년(1억5천190만원)과 비교하면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두 배나 올랐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도시 근로자 가구소득은 1.5배(3천734만원→5천459만원) 상승하는데 그쳤다.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수요자들의 전세 선호 현상이 여전하고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전세물건 자체가 귀해져 전셋값 상승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라고 말했다.

실제 소득 대비 전세금 부담은 최근 10년 사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소득에 대한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 배율(PIR)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2008년 4.1배였으나 2011년 5.3배까지 상승했다가 2012년 5.2배로 다소 완화된 뒤 지난해 5.7배로 다시 급등했다. 그리고 지난달 6.0배로 더 올라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배율을 기록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추세를 보여 지난해 소득 대비 전세금 배율은 수도권과 전국 모두 최근 10년 사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지역을 구별로 살펴보면 서초구가 10.5배로 가장 높았고 강남구 9.5배, 송파구 8.2배, 용산구 8.2배 등의 순으로 나타나 ‘강남 3구'와 용산 지역의 전셋값 강세 현상이 뚜렷했다.

이어 광진구(7.5배), 중구(7.0배), 성동구(6.7배), 마포구(6.5배), 동작구(6.5배), 종로구(6.4배), 양천구(6.2배) 등도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원구(3.6배), 도봉구(3.6배), 금천구(3.9배)를 비롯해 강북구(4.2배), 구로구(4.4배), 강서구(4.6배), 은평구(4.8배), 관악구(4.9배) 등도 모두 3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김민지 과장은 "전세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물량이 부족해져 전셋값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도시 근로자의 전셋값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