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미국 경기 회복세와 조기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달러화 가치가 치솟고 있다. 미국 달러의 가치는 주위국가와 비교해 올해 들어서만 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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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유로화를 포함,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의 가치를 산정하는 달러인덱스는 86.7까지 올랐다. 이는 2010년 6월 이후 4년 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이 지수는 12주 연속 상승을 이어가고 있어 1997년의 9주 연속 상승 랠리 기록을 갈아치웠다.

달러 강세는 유로, 엔 등 선진국 화폐와 대비할 때 더 두드러진다. 3일 달러/엔 환율은 1달러당 110엔에 육박해 2008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유로 대비 달러 환율도 2012년 8월 이후 가장 강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듯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다른 주요 국가 경기 회복이 더딘 반면 미국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잇따라 나오면서 달러화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분기 마이너스였던 것과 대조적으로 4.6%에 이르렀고 노동 시장도 개선되고 있는 것이 지표를 통해 확인되었다. 9월에 비농업부문에서 24만8천 개의 일자리가 늘었고, 실업률은 5.9%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기 이전인 2008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이러한 지표들은 연준이 금리를 조기에 올릴 수 있다는 예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달러의 수익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달러 확보에 나서는 것이다.

한편,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자 신흥국 금융 시장이 침체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비달러화를 기초로 하는 투자자산은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손을 뺀다.

오일, 금 등 상품 가격도 추락하고 있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41% 하락한 배럴당 89.74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며 작년 말과 비교하면 8.8% 떨어진 것이다

금값도 3일 거래된 12월물 금은 전날보다 22.20달러(1.8%) 빠진 온스당 1,192.90 달러로, 2010년 8월3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ING의 크리스 터너는 "유로와 엔화가 앞으로 12개월 달러에 대해 가치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본다" 고 지적했고, RBC 캐피털 마켓의 애덤 콜 환 전략 책임자는 "달러가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통화와 비교하면 단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면서 "이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 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