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최근 가계대출이 고신용·고소득자를 위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 내 부실해질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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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적으로는 경기가 회복돼 소득 증가율이 높아져야 가계부채 누증 문제가 완화될 수 있다면서 '경기 회복'을 강조했다.

한은이 30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의 '가계대출 동향의 특징 및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57조원 증가한 가계대출은 올해 상반기 19조6천억원 늘어났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6천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조4천억원)의 3배에 이르렀다.

지역별로는 주택거래가 회복된 비수도권지역의 주택담보대출이 8조2천억원 늘어 수도권지역(5조7천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가계대출을 받은 사람 가운데 고신용·고소득자 비중이 높아진 것도 특징이다.

한은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확대로 부채의 질적 수준 악화가 우려되지만 고신용·고소득자 위주로 대출이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부실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 이후 '가계부채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문구를 통화정책방향 전문에 넣기 시작한 한은이 가계부채의 단기 부실 우려가 크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한은은 정부의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완화 영향으로 비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의 수요가 약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앞으로 비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준일 한은 부총재보는 "가계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보다 낮다면 당분간 부실 문제가 크게 불거지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가계대출은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며 "경기 회복으로 소득이 얼마나 증가할 수 있을지가 가계부채 문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번에도 '향후 통화신용정책 방향'에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주요 위험요인 중 하나인 만큼 향후 가계부채와 소득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부동산가격 상승 기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해 가계부채가 늘고, 금융안정을 저해한다면 정부·감독당국과 협조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저금리 기조에 대해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하겠으나 중장기적으로 완만한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달러화 강세 가능성도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여러 국가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한은은 중소기업의 자금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의 운영 방식을 개선하고,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단기금융시장 금리가 기준금리 조정을 적절히 반영하는지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데 따른 경제 내부의 불균형 확대 가능성과 저소득 가계·한계기업 등 취약부문의 리스크 확대 가능성 등 잠재 불안요인에 대한 점검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