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글로벌 달러화 강세 기조가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외환시장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당분간은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80원대도 충분히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원·달러 1,080원 가능

글로벌 달러화 강세 여파로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9.4원 급등해 1,050원대에 안착한 원·달러 환율은 2거래일 만에 1,060원대를 돌파했고, 미처 숨 고르기를 마치기도 전인 6일 1,070원대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가 당분간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추세로는 달러당 1,080원선 돌파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네고 물량과 추가 달러 강세 요인 부재 등으로 그 이상 레벨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 흐름이 예상보다 강력하다” 며 "시장이 미국과 유럽·일본의 통화정책 차별화를 이미 선반영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은 이번달 1,080원대까지 오르고서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이달 원·달러 환율을 목표치를 1,084.7원으로 제시했다.

정 팀장은 "지금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계속해서 시장이 이를 선반영하는 상황"이라며 "연준이 실제로 언제 금리를 올리겠다고 발표하기 전 까지 달러화는 계속해서 강세를 띨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앞으로도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며 "엔화 약세가 급격해서 그걸 따라가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 속도와 관련해서는 “원화만 겪고 있는 현상은 아니며 모든 통화가 함께 겪고 있는 현상"이라며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 영향 제한적

최근 달러-원 강세도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6일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국채선물(KTB)은 오전 전일 대비 4틱 하락한107.76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사가 2394계약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이 1106계약 순매도했다.

10년물 국채선물(LKTB)은 전일 대비 22틱 하락한 118.63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245계약 순매수한 반면, 은행권이 236계약 순매도했다.

증권사 딜러는 “달러-원 강세에 대다수 재료가 묻히는 상황이다" 고 말했다.

그러나 9월의 미 고용 통계에서는 고용 개선 추세가 확인되었지만 미국 국채 금리는 별로 상승하지 않아 금리가 빠르게 올라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 미국 2년 만기 국채와 5년 만기 국채는 소폭 상승했지만 10년 만기 국채는 거의 제자리 걸음이다. 이는 노동의 ‘질적 개선’ 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며, 임금 상승이 약하기 때문에 물가가 상승으로 이어지기에는 어렵다.

따라서 현재의 수준에서는 국채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수출 영향 제한적

한국 수출업체의 경쟁력 악화를 가져올 급격한 엔저 현상은 속도조절에 들어선 양상이다.

일본의 추가 통화완화 기대감에 엔·달러 환율은 이날 달러당 109엔대 후반으로 다시 상승했지만, 110엔대의 벽은 뚫지 못하고 있다.특히, 최근 원화 가치가 엔화 가치보다 더 크게 하락하면서 원·엔 환율은 반등했다.

지난달 말 100엔당 950원대까지 원·엔 재정환율은 이달 초 들어 970원대 중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인하 속도가 빠르지 않은 셈이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실물경제에 반영되는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환율 상승으로 수출은 오히려 경쟁력 회복 가능성 있어 판매가격 측면에선 긍정적” 이라며 "다만 한국경제 불안감이나 대외 위험 등이 부각돼서 올라가는 상황이 아니라 글로벌 요인으로 다른 통화도 움직이다 보니 수출 변동은 기대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