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4% 상승했지만, 미 연준의 관망 기조를 바꾸지는 않을 전망
지난달 연간 인플레이션은 안정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모두가 주목하는 문제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수요일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2.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월 상승률 2.4%와 동일하며,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경제학자들의 예상치와도 일치했다.
식품과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전년 대비 2.5% 상승해 역시 예상치와 같았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번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향후 몇 달간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전망을 좌우할 핵심 지표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 시작되면서 이 수치는 이제 앞으로 전쟁이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선(baseline)에 가까운 의미로 바뀌었다.
RS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셉 브루수엘라스는 "2월 데이터는 이미 완전히 중요성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날 장 초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하락했고, S&P 500 지수는 상승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 가격은 계절 조정 기준으로 2월 한 달 동안 0.6% 상승해 전년 대비로는 0.5%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년 대비 5.6%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천연가스와 전기 가격은 상승했다. 특히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가 전기요금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식품 가격도 상승해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식품, 에너지, 중고차를 제외한 상품 가격은 전년 대비 1.7% 상승해 2023년 8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관세가 소비자 물가에 여전히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노동부 소비자물가지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년 대비 3% 상승해 1월과 동일한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몇 년간 임대료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주거비 상승세는 상당히 완화된 상태다.
이란 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 기준 유가 선물은 큰 폭으로 변동했다. 이번 달 평균 가격은 현재까지 배럴당 약 82달러로, 2월 평균인 약 65달러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3월 인플레이션은 더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브루수엘라스는 경험적 계산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할 때마다 노동부 인플레이션 지표는 약 0.2%포인트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경제학자마다 계산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3월 인플레이션이 유가 상승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요인은 지난해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10월 주거비 상승 데이터가 누락된 점이다. 이 때문에 현재 전년 대비 인플레이션 수치가 인위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하향 왜곡은 4월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사라지면서 물가 상승률이 더 높게 측정될 가능성이 있다.
전쟁이 최종적으로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원유 가격 외에도 분석가들은 해상 운송 차질이 비료, 화학제품, 산업 원자재 등 다른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위험 요인 중 하나는 2차적인 비용 상승이 발생해 유가가 안정된 이후에도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변수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에 어떻게 반영되느냐이다. 기업과 소비자가 가격 상승을 예상하기 시작하면 그 자체가 실제 인플레이션을 만들어내는 자기실현적 예언이 될 수 있다.
휘발유와 기타 에너지 항목은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6% 정도로 비교적 작은 편이다. 하지만 휘발유는 자주 구매하는 품목이며 도로 옆 전광판 가격으로 항상 노출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월요일 기준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약 3.50달러로, 2월 평균인 2.91달러보다 크게 상승했다.
다만 현재 에너지 지출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당시보다 낮다. 당시 유가 급등은 미국을 경기 침체로 몰아넣는 데 일조했다. 또한 당시에는 많은 미국인들이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긴 줄을 서서 비싼 휘발유를 사야 했던 기억을 생생히 갖고 있었다. 지금은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미 먼 과거의 일이 됐다.
결국 중요한 것은 유가 상승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다. 시장은 유가가 얼마나 높이 오를지에 집중하고 있지만, 경제 전반에 더 중요한 질문은 올해 전체 기간 동안 가격이 어느 수준에 머무르느냐일 수 있다.
유가가 급등했다가 빠르게 되돌아온다면 경제는 이를 흡수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 지표에도 큰 흔적을 남기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연준은 다시 노동시장 상황에 정책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그러나 높은 유가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공급망이 더 높은 비용 구조에 맞춰지면서 관세로 이미 압박받고 있는 기업 이익률이 더 줄어들고, 일부 기업은 소비자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
이 경우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제 성장 보호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수 있다.
연준 정책 결정자들은 노동부의 소비자물가 지표보다 상무부가 발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더 중요하게 본다. 정부 셧다운으로 발표가 지연된 1월 수치는 금요일 발표될 예정이다.
경제학자들은 이 지표가 전체 물가 상승률 2.9%, 근원 물가 상승률 3.1%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의 공식 목표 인플레이션은 **2%**다.







